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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영화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려고 할 때 영화는 실패한다. 보여주는 쪽이 그렇다면 보는 관객들이 부담스러워하고, 보는 쪽이 그렇다면 영화가 재미없어진다. 재미있게 보라고, 그렇게 2시간을 즐기라고 만든 영화를 오랫동안 곱씹어야 할 영화로 취급해버린다면 영화 자체를 오해하는 셈이다. 물론 곱씹어야 할 영화는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했을 때 의미를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범죄도시2>는 물론 철저한 오락영화다. 그러니까 관객들이 이 영화에 들인 2시간(혹은 영화를 보러가는 시간과 보고 나오는 시간까지 합하면 좀 더 되긴 하겠지만)이 아깝지 않게 즐기게 하면 되는 영화다. 그리고 좀 더 들어가본다면 배우들을 품평하거나 영화 곳곳에 숨어 있는 장치들에 생각해보는 정도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범죄도시2>는 훌륭한 영화다. 거칠고 잔혹하다는 것은 이 영화에 대한 비판이 될 수 없다. 관객들은 그렇다는 것을 알고 보는 것이다. 관객들은 잔혹함을 느끼기 위해서 영화를 보는 것은 결코 아니며 다만 영화의 장치로서, 마동석의 활약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것쯤은 이해한다. 영화를 보는 우리들은 철저하게 한국형 히어로인 마 형사의 활약에 시원함을 느끼며, 깨알 같은 유머에 웃는다. 그러면 되는 것이다. 물론 1편에서와 같이 조선족에 대한 편견에 대한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편에서의 악의 절정은 아무런 설정 없는 한국인으로 그 불편함을 많이 덜어냈다(오락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찾지 말자고 했지만 어쩔 수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1편과 비교하게 되는데, 스케일은 커졌고(베트남에서 일어나는 일이 절반을 넘으니), 마동석은 더 힘이 세졌고, 유머도 좀 늘었다. 그런데 이번 편의 강해상(손석구)은 1편의 장첸(윤계상)에 비해 좀 약하단 느낌이 든다. 1편의 장첸은 표정 하나로 살벌함을 표현했고,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줬다. 질릴 정도였다. 강해상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한 가지 인상 깊은 장면 하나를 얘기하자면 장이수(박지환)의 등장 장면이다. 특별한 장면은 아니다. 특별한 것은 관객들의 반응이었다. 많은 관객들이 그의 등장에 반응했다. 물론 1편에서 죽지 않고 살아 남았다는 것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TV 드라마(<우리들의 블루스>)에 대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반응은 그동안 가려졌던 그의 연기가 TV를 통해 비로소 각인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 생각한다. 아직 TV의 영향력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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