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인슈타인을 위대한 과학자라고 한다.
그런데 빌리 우드워드 등은 그들의 쓴 책에 책 제목을 이렇게 붙였다.
“아인슈타인보다 위대한 과학자들” (Scientist greater than Einstein).
도대체 어떤 과학자들이길래…
그러나 그 이름들을 살펴보면 의아하다.
카를 란트슈타이너, 빌 페이지, 프레더릭 밴팅, 알 소머, 엔도 아키라, 데이비드 날린,노먼 볼로그, 존 엔더스, 파울 뮐러, 하워드 플로리
어찌 보면 저자들이 ‘구라’를 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하지만 빌리 우드워드 등은 그 ‘위대한’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라 한다.
그들은 그 ‘위대한’이라는 의미를 얼마나 많은 생명을 살렸는지에 기준을 두고 있고,그기준으로 과학자 10명을 선정하고 그들에 대해서 썼다.
그렇게 보고, 그들의 업적을 하나씩 살펴보면 그들의 위대함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혈액형을 발견하여 수혈을 가능하게 한 카를 란트슈타이너
천연두 박멸에 혁혁한 공을 세운 빌 페이지
인슐린을 찾아내 당뇨 치료에 신기원을 이룬 프레더릭 벤팅
콜레스테롤 억제제를 개발하여 고혈압 등을 치료할 수 있게 한 엔도 아키라
백신 개발의 기초를 세운 존 엔더스
페니실린 개발의 지대한 공헌을 한 하워드 플로리
여기 중 단 한 가지라도 혜택을 입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손 들어보라고 할 정도다. 인류는 이들에 엄청난 은혜를 입은 셈이다.
그런데 왜 이들의 이름을 우리는 모를까?
저자들이 대중들이 모를 만한 사람들을 고른 탓도 있다. 백신에 대해서는 소크를, 항생제에 대해서는 알렌산더 플레밍을 골라 쓸 수도 있었을 테지만, 저자들은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을 선택했다.
그게 저자들의 의도인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연예인, 운동선사, 정치인들을 추앙(?)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인류에게 건강을 되찾게 하고 생명을 연장시킨 과학자들은 잊고 사는 현실에 대해서 꼬집고 싶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들은 모를만한, 그럼에도 불후의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을 등장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 소개한 이들을 비롯한 과학자와 과학의 힘이 없었다면 우리들의 삶은 아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아니 아예 우리의 삶이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과학자의 일이 직접적으로 이처럼 인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실함 한 줌의 창의력이나마 과학에 쏟는 과학자들의 작은 업적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작은 업적들과 그 과학자의 이름은 잊혀진다. 여기에 사람을 살린 업적들이 그 이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작은 업적과 아이디어들이 모이고 모여 진짜 사람을 살리는 업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과학은 대중의 기억 속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수많은 생각과 이름들이 만들어내는 기적이다.
그게 바로 과학이다. 그게 바로 과학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