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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12가지 인생의 법칙
12가지 인생의 법칙

[도서]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B. 피터슨 저/강주헌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더 좋은 삶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까? 그게 무엇이든 한번 해 보고 싶어.’

이런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한 차원 높은 완전한 현실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그곳에서는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봐야 할까? (157페이지)

 

제목에서부터 조금은 삐딱한 의문을 떠올렸다. 12가지 인생의 법칙. ‘인생에서 필요한 법칙이 12가지나 된단 말인가?’ 혹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법칙이 12가지밖에 안 되나?’ 우리가 사는데 필요한 지침의 기준을 12가지로 정한 이유도 궁금했지만, 그 12가지의 내용이 더 궁금했던 건 당연하다. 그래서 펼쳤다. 사람들이 열광한다던 그의 강연에 뭔가 기대 이상의 지침과 감동이 가득한 책이 아닐까 하는 기대가 생겨서다.

 

우리 내면에는 우리를 잘 아는 비평가가 살고 있다. (134페이지)

 

누군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거부한다면, 그 이유는 그 길이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려운 것을 하기 싫어한다. 가 보지 않은 길이기에 더 어려워 보인다. (126페이지)

 

저자의 법칙을 차근차근 듣다 보면, 이미 여러 번 들어본 내용이라는 걸 알게 된다. 새로울 게 없다. 내 앞의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나아가야만 인생을 이어갈 수 있다는 듯 말한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저자는 ‘삶은 언제나 고통’이라고 말한다. 이 책, 뭔가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려고 채워진 글 아닌가? 좋은 말, 좋은 교훈으로 우리 앞날에 잘 먹고 잘사는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말일 거로 여겼다. 그러니 삶은 고통이라는 말을 배제하고 좋은 날만 살아갈 시간 열어주려는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살아가는 순간을 채우는 것 대부분은 고통일지도 모른다. 이만큼 살아오면서 알게 된 분명한 사실은 웃는 날보다 아픈 날이 많은 게 인생이라는 것이었으니까. 한편으로는 살면서 꾸준히 이어오는 고민과 고통이 우리를 금방 주저앉힐 것 같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나아가는 우리 삶이 참 신기하기도 하다. 아무래도 그 신기함의 근원은, 우리에게 닥친 위기의 순간마다 저마다의 위로와 극복 방법이었을 것이다. 크게 작게, 한번 여러 번. 그렇게 순간의 위기를 벗어날 때마다 우리 인생의 법칙이 하나씩 채워지고 늘어나는 것 아니었을까? 그래서 인정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12가지 법칙은 결코 많거나 적지 않다는 것을, 우리의 인생에서 더 추가되고 줄어드는 게 인생의 법칙이라는 것을. 그리하여 저자의 법칙이 말하려는 게 틀리지 않았을 것임을.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저자의 강연에 열광하는가? 글쎄. 아마도 어설픈 위로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저자가 말하는 인생의 법칙은 어렵지 않다. 이미 알고 있으니 그대로 행하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행하는 일이 쉬운 거였다면 이런 이야기들이 반복해서 들려오지는 않았을 거로 생각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단 하나다. 인생에 찾아오는 모든 일의 해답을 내 안에서 찾을 것. 결국 그거였다. 저자는 그렇게 자기만의 법칙을 들려주고, 자기의 경험과 지식을 더해 이 법칙을 더욱 탄탄하게 한다. 독자에게 전하는 어설픈 위로가 아니다. 조금은 쓴소리로 들리게끔 그가 가진 지식을 총동원해서 들려준다.

 

<조던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

법칙 1.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법칙 2.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법칙 3.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법칙 4.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하라

법칙 5.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

법칙 6.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법칙 7.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법칙 8.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

법칙 9.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들려줄 사람이라고 생각하라

법칙 10.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하라

법칙 11. 아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방해하지 말고 내버려 두어라

법칙 12.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영미권 최고의 질의응답 사이트 ‘쿼라(Quara)’에 올라온 질문에 답을 쓰던 것이 저자의 취미라고 했다. 누군가의 질문에 답을 해주는 게 취미라니... 그 중 ‘인생에서 누구나 알아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40개의 법칙에 관한 답을 올렸다고 한다. 이 목록 때문에 그의 강연과 저서가 더 활기를 보인 게 아닐까 싶다. 이 목록이 사람들의 굉장한 호응을 이끌었다고 한다. 도대체 그 법칙 40개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중 12개를 추려서 만든 게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인생의 12가지 법칙‘이다. 그렇다면 이 책 역시도 인생에 찾아오는 문제를 해결하게 해주는 답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일까? 아니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라고 말하면서도, 그 해결이 결코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고?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우리 인생에 찾아오곤 하니까! 생각해보면 그렇다. 어디 우리 인생의 문제가 한 가지로 끝난 적이 있었던가. 꼬리에 꼬리를 물듯 찾아오는 고통을 주어진 숙제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는 게 우리 인간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우리 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당장 일회성이 아닌, 인생 전체를 맞아가며 버틸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그 부분을 강조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인생의 자세를 말한다. 우리 앞의 문제에 당당하게 맞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당연하지만 언제나 강조되어야 할 말 아니던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문제는 빼도 박도 못하고 우리 앞에 버티고 있을 테니.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던가. 없다. 해결하고 건너가야 한다. 그다음 문제가 다시 찾아오더라도 말이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라.

- <마태복음> 6장 34절

 

그렇게 우리는 행복의 길로 가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차근차근 풀어가면서, 다음 문제가 닥쳐오더라도 하나씩 건너가면 되니까. 그 길의 끝에서 만날 게 행복 말고 뭐가 있을까? 하지만 저자는 ‘행복을 추구하지 말라’고 한다. 왜? 행복해지려고 지금의 고통을 건너가는 거 아닌가? 저자는, 행복은 예측할 수 없고 쉽게 사라진다고, 노력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그래서 삶의 목표로 삼을 수가 없다고, 행복이 삶의 목적이 된다면, 불행해졌을 때 우리 인생은 실패한 것이 되어버린다고 말한다. 그동안 행복이란 단어의 긍정적인 것만 생각했다. 웃고 살 수 있는 것, 바라는 것을 이루면서 사는 것, 그렇게 행복에 다가가는 것, 우리 인생은 그렇게 만족하고 완벽해지려는 것이 최고의 목적지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 행복은 어느 시점에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행복해지기까지, 우리가 불행한 많은 순간에 우리는 실패한 인생을 안고 있다. 하아... 인생은 본질적으로 비극적이라는 저자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우리는 언젠가 죽고,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도 떠날 것이다. 이런 인생의 비극을 외면했을 때 우리는 인생의 비극 앞에서 무너지기 쉽다고, 그러니 행복보다는 인생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아서 그에 따라 사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생은 혼돈과 질서, 혼돈과 질서는 중재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책의 부제인 ‘혼돈의 해독제’를 12가지 인생의 법칙으로 말하는 의미를 이제야 조금 알겠다.

 

인생은 질서와 혼돈,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사이의 상호 작용을 통해 만들어지고, 항상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익숙한 것의 지루함을 새로운 것의 불안함과 균형을 맞추듯이 말이다. 인생의 의미는 혼돈과 질서의 경계선에 있으니, 둘 사이의 조화로운 경계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랬을 때, 우리가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수가 있다.

 

의미는 주변의 모든 것이 하나의 고귀한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생겨난다. 현재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하루하루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는 주변의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인간이 경험한 모든 고난과 역사의 모든 끔찍한 투쟁마저도 선하고 강력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데 필요한 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291페이지)

 

옳은 말만 하니까 저자의 말이 틀에 박힌 매뉴얼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당신은 이미 성공했으니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냐고 따지고 싶을지도 모른다. 아니다. 그 역시 험난한 인생을 지나왔다. 앞으로 또 그 험난한 시간을 만날지도 모를, 평범한 사람이다. 그의 딸이 일곱 살이었을 때, 원인 불명의 병에 걸렸다. 서른일곱 군데의 관절에 문제가 있었고, 그의 딸은 고통 속에서 10년 넘게 살았다. 원인을 모를 병이라는 게 끔찍하다. 해결 방법이 없다는 말 아닌가. 어린 딸이 고통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비의 심정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 순간을 어떻게 버텨냈을까? 그의 말에 따르면, 시간 단위를 아주 짧게 끊어서 생각한다고 한다. 먼 시간보다, 당장 바로 앞의 시간을 생각하라고. 지금 눈앞의 문제를 마주할 용기를 낸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인생의 비극 앞에 무너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저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전해온 이야기들에서 찾는다. 종교와 역사, 신화, 문학이나 심리학, 과학 같은 모든 학문을 파고들며 인생의 미스터리를 풀어간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용기와 노력의 시도 앞에서 주저앉지 말라고 말하는 메시지다. 인생의 비극 앞에서 무너지지 말자고, 우리가 맞이한 비극이 지옥이 되지 않게 말이다. 특히 법칙 2와 법칙 4는 그 지옥문을 통과하지 않게 해주는 강력한 지침이다. 우리 삶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고, 나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고. 비교를 시작하다 보면 끝이 없다. 저 사람의 운이 왜 나에게는 찾아오지 않는지, 저 사람이 물고 있는 금수저는 왜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는지, 나는 영원히 실패한 인생으로 남아있어야 하는 건지... 저자가 말하기를, 우리는 인생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여러 번의 게임을 치른다고 한다. 하나의 게임에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실패한 건 아니다. 다른 게임에 도전하면 된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시기한다고 내 인생이 풍요로워지는 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자기가 정하는 가장 높은 목표, 그 목표를 향해 가는 오늘에 집중하는 삶이 성장할 수 있다. 성공과 성장은 다르다. 우리 인생을 가득 채우며 나아가게 하는 건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다.

 

바닷가재에 비유해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고 말하며, 마음가짐을 변화시킨다. 여러 가지 지식과 고전으로 가르침을 전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직 나의 노력과 의지만으로 삶의 성장이 가능한 일이다. 세상과 모든 상황을 이성적으로 보고 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보고 나아갈 때 나는 존재한다. 타인의 시선에 맞추기 위한 애정이 아니라, 의미 없는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나를 들여다보지 않는 세상 탓이 아니라, 쉽지 않더라도 의미 있는 길을 가려는 우리가 그대로 새겨야 할 마음 자세다. 우리 인생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싶다면 그대로 실행해보라.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의 법칙이 분명 힘을 발휘할 것이다.

 

‘더 나은 삶이란 뭘까? 나와 가족, 친구들, 심지어 적들까지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한 걸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 더 좋은 오늘을 만드는 것. 그게 정말 더 나은 삶을 산다는 것 아닐까? 그래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될 수 있게. 그렇게 다음 주, 내년, 10년 후가 지금보다 더 좋아지게. 100년 후, 1000년 후, 그리고 영원히 모든 것이 더 나아질 수 있게.’ (16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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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블루

    우리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결국 우리 마음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도 달라질테니까요.
    그러고보면 가장 보편적인 게 가장 행복한 게 아닐까 싶어요. ^^

    2019.01.04 17:5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뻑공

      여기서 제시한 법칙이 전부 새롭지는 않을 거예요.
      많이 들어왔을 수도 있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어요.
      종교적 색이 보이기도 했고요.
      그저 나아가게 하는 어떤 마음을 전하는 게 바탕이 된 글이 아닐까 싶어요.

      2019.01.10 12:23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리뷰 대회 우수 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저도 리뷰대회 참가하려고 책을 구입했었는데 아직 읽지 못하고 있네요... 빨리 읽어봐야 겠어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2019.01.10 13:29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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