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근무하다보면 평균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된다. 특히 평가와 관련해서는 평균이 중요하다. 반평균을 비교해서 반별 피드백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방과후 학습을 권유하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평균의 종말'이란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책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평균은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한다'라는 내용을 여러가지 사례로 설명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두사례를 소개하면, 비행기 조종사의 평균적인 치수를 측정하여 조종석을 만들었지만, 실제로 평균적 치수에 맞는 조종사의 비율은 터무니 없이 낮았다. 미국에서는 여성의 평균적인 신체 치수를 측정하여 '노르마'라는 신체 조각상을 만들고 궁극적인 미에 가깝다고 칭송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노르마'와 비슷한 여성을 찾기에는 어려웠고 가장 비슷한 여성도 실제로는 신체지수가 다른 부분이 더 많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평균에 대한 환상은 어디서 부터 왔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책에서 역사적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케틀레, 골턴, 테일러, 손다이크 등 수학자 부터 교육학자까지 평균을 활용했고 각각 조금씩 다른 '평균'의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저자 토드 로즈는 평균을 가지고 개인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서로 다른 두 그룹의 사람들을 비교할 때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우리는 평균을 개인과 비교할 때 쓰기 때문에 잘못되었다. 이런 비교는 개개인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보면, 시험을 통해 평균 점수가 나왔다. 이 평균 점수를 바탕으로 개인의 성적이 높고 낮음을 비교하여 줄을 세우는 것은 학생들이 과목에 대한 흥미도를 알 수 없으며, 수업태도도 반영하지 못한다.
그리스 신화에 프로크루스테스라는 거인 이야기가 있다. 이 거인은 사람을 잡아다가 자신의 침대에 예쁘게 눕혔다.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사람의 키를 늘리고, 키가 침대보다 크면 발을 잘라버렸다. 우리는 평균이라는 침대에 우리를 맞추고 있었던건 아닐까? 평균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높고 낮음으로 학생을 비교했던 과거에서 우린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었다.
한 사람의 대해 올바른 이해와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저자는 개개인성의 원칙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제시한다.
평균을 개개인의 이해를 위한 주요 도구로 삼길 거부하며 개개인을 이해하려면 개개인성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p.32-
개개인성의 원칙으로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 세가지를 제시하였다.
먼저 들쭉날쭉의 원칙은 인간의 복잡한 특성은 다차원적이기 때문에 한가지 잣대로만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한다.
맥락의 원칙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기질은 없으며, 행동은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둘 사이의 독자적 상호작용을 통해 표출된다.
경로의 원칙은 A에서 B지점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이고, 개개인성에 따라 가장 잘 맞는 경로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평균의 종말을 통해 새로운 평가 시스템을 생각한다. 이 시스템은 교육현장 뿐만 아니라 기업체에서도 적용할 수 있으며, 사회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계에서 개개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패러다임이 불고 있다. 바로 고교학점제이다. 2025년에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되었고, 지금은 시범운영 중이다. 고교학점제는 대학교처럼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해서 교실을 이동하여 수업을 든는 제도이다. 학교에서 개개인성을 살릴 수 있는 수업과 평가를 한다면 학생들에게 학교는 더 이상 지루한 곳이 아닌 신나는 곳이 될 것이다. 이 제도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수능제도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더 이상의 자세한 이야기는 책과는 관련이 없으니...
앞으로 사회도 수능을 잘보는 사람, 토익이나 텝스 성적이 높은 사람이 취업을 잘하는 것이 아닌 능력주의 사회로 변화할 것이다. 한가지 잣대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사회가 빨리오길 바라며, '법정 마음의 온도'에서 인용한 글로 이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살아 남은 것은 가장 강한 종이나 가장 똑똑한 종들이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