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다는 것은 저 하늘에 별이 되는 것이라고들 하는데 여기 있는 그들의 떠남은 별들과의 만남이다. 그들이 만난다는 별은 좀 더 극적이고 근사하고, 아름다우리라.
나에게 우주는 ‘눈 앞에 있어도 볼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미지의 그 무엇’이었고 아무리 많은 얘길 들어도, 아무리 많은 영화와 책으로 접해도 왠지 모르게 난해하고 모호하게만 다가왔다.
그것이 과학이라면 좀 더 사실에 가까워야 하고 그 직관적 사실들에 더 많은 매력을 느낄법도 한데 나에게 우주와 별과 그것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래전 전해내려오는 신화나 전설처럼 신비롭고 또 생경한 무한대의 스토리이고 꿈같은 무엇이다.
이 책 <우주에서 전합니다, 당신의 동료로부터는 > 2020년 우주로 날아간 리질리언스호에 탑승한 아시아인이자 총 세 번의 우주 비행에 성공한 이력과 국제 우주 정거장에 334일 체류기록을 가진 일본인 노구치 소이치의 우주선에서의 일상과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을 조분조분 이야기해준다.
우주정거장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의 갑갑함과 잠시라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답답함에 스트레스와 고독에 빠지기 쉽다는 그는 가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곤 하는데 (인터넷 회선을 이용한 IP전화) 한 날, 그의 전화를 받은 친구는 자국으로 돌아온 후 그와의 만남에서 그 날의 통화가, 우주로부터 걸려온 그 전화가 친구에게는 커다한 기쁨이었다고 이야기해준다. 그렇게 상상하기도 힘든 거리를 사이에 두고 이어졌던 그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며 인간의 존재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기계로 둘러 싸인 공간에서도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해 멘탈을 위해 음악을 듣고, 연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사람들과의 시간을 소중히 쓰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의 삶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하는 생각과 우주를 탐험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배워야할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를 한번 떠올려볼 수 있었다.
함께한 4명의 승선원 모두가 각기 다른 배경과 국가를 가졌지만 그런 상이한 성격조차도 다양성을 수용함으로써 강인함을 배워간다. 크고 작은 난관들을 함께 헤쳐나가며 크루 드래건이라는 우주선에서의 완벽한 팀웍을 선보인 그들의 모습에서 ‘공통’의 힘이 ‘공동’이 될 때 그 곳이 평범한 곳이 아닌 굉장히 중요한 곳이 되고 더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 공간에서 촬영한 짧막한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업로드하니 그 영상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우주로 나가보았다’라는 영상인데 “잠깐 근처에 나갔다 오는 것 같은 제목이지만, 정말 엄청난 영상이다.”, “창문 너머가 아니라 직접 눈으로 보는 지구는 꿈만 같고, 이 배경에서 우주를 유영하는 비행사들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한다.” 라는 댓글들이 달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킨다. 이 영상으로, 우주에서 업로드한 최초의 영상이라는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중이라고 한다.
우주에 나가 있는 동안 지원되는 서비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우주비행사들의 가족을 지원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가족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우주비행사가 친구들과 교신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며 자연재해때 입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한 구재와 도움까지 두루두루 살펴준다는 내용이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우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주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주인’을 다루고 있는 내용들을 읽으며 앞에서 얘기 했던 ‘눈 앞에 있어도 볼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미지의 그 무엇’이 조금은 가까이에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가깝게 느껴진건 필자 특유의 친근함과 푸근함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주속의 그의 이야기들 속에서 나 또한 며칠 동안 그들과 함께 했다. 즐거운 기억이다.
#도서협찬 #우주비행사 #과학책 #책추천 #우주여행 #누리호 #책리뷰 #북스타그램 #RHK북클럽 #책사애 #양산독서모임 #책읽는엄마 #서평단 #유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