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가방안에는 - #이주미
9월 6일 #도서지원 #씨드북
가방 속에 나를 담을 수 있다면, 난 그 가방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가방의 외피보다는 가방 속의 물건들로 나를 표현해보자.
내 가방 속은 지갑과 카드지갑, 접이식 손거울과 쿠션, 립글로즈가 들어 있다. 명함집과 차키, 그리고 아이가 먹는 젤리 두 알, 기름종이와 뿌리는 모기약, 구겨진 물티슈가 들어있다. 오후만 되면 비어져 나오는 얼굴 기름을 기름종이로 꾹꾹 눌러 흡수시킨다. 커피를 두 세잔 정도 마시고 나면 입술이 마르는데 그때 색깔을 띠지 않는 립글로즈로 입술을 감싼다. 혹시라도 누굴 만나게 되면 어쩌다 한번씩 찍어바르는 쿠션. 초저녁 집으로 들어가기 전 아이가 놀이터를 가게 되면 팔과 다리에 쓱쓱 뿌려주는 모기약까지. 지금의 내 모습이 내가 가진 가방 속 물건으로 상상이 되는가?
가진 물건으로 자신을 보일 수 있다면 어떤 물건들을 소유하고 싶은가?
옮겨지는 가방(보통 하나의 가방만을 쓰지는 않겠지요?)마다 잊지 않고 담아 넣는 물건은 무엇일까? 계절별로, 상황별로, 또 그날 그날의 기분따라 나와 함께 다니는 물건들.
그 물건들에 혹은 그 물건을 소유한 나에게 한번쯤은 의미를 부여해봄이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 <당신의 가방 안에는?>은 한 소년이 새로운 가방을 갖게 되면서 그 가방 속을 무엇으로 채울지 물음표를 안고 시작된다. 엄마나 담임선생님을 비롯해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가방속을 비춰줌으로써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짐작케한다. 그 그림 하나 하나가 너무나도 앙증맞고 세밀하다.
출장가는 아빠의 가방 속 구강 스프레이, 담임 선생님 가방 속 썬글라스, 호랑이 사범님 가방 속 일회용 밴드, 산을 오르는 할머니의 가방 속 커피믹스, 여러 마리의 강아지를 산책 시키는 할아버지 가방 속 안약과 동전 지갑, 떡볶이 가게 아저씨 가방 속 물엿. 세상에서 가장 엉뚱하다는 이모의 가방 속 알 수 없는 물건들까지. 모양도 가지각색인 가방 속 사람들의 물건을 들여다보노라니 우리를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구강 스프레이에 아빠의 직업이나 위생적 취향이 드러나고, 산비탈을 오르는 할머니의 커피믹스는 왠지 그 모든 대상을 소박하고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떡볶이 아저씨의 가방 속 물엿은 자신이 만드는 떡볶이의 자신감과 성실함이 묻어나고 그림을 그리는 이모의 가방 속 뭔지 알 수 없는 장난감들을 보니 이모의 크리에이티브함이 온전히 느껴진다. 이렇게 가방 속 작은 소품으로 보여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재미있다.
나의 가방 속 물건들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지금 바로 당신의 가방 속 물건들을 한번 들여다보라. 그 소품 속 나는 어떤 사람일지를 상상해보는 시간이 퍽 재미나다. 그날 하루에 필요한 나의 가방 속 물건들.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매일 매일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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