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 남은 집에서 남매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장난감들은 어느 순간 좋은 친구들로 다가온다. 힘없이 쓰러져있는 코끼리인형을 작은 의자에 앉힌 달이와 밤이는 신중한 의사가 되어 풀죽은 코끼리를 치료한다. 똥을 많이 쌌다는 코끼리의 말에 심각함을 깨달은 두 남매는 알맞은 치료방법을 고민한다.
그때, 집 안 어디에서나 쉽게 눈에 띄는 두루마리 휴지를 발견한 누나, 신이난 얼굴로 코끼리코를 감싸기도 하고, 화가 난 호랑이에게 높이 쌓은 두루마리탑을 뻥 차보라 이른다. 아빠한테 혼 난 강아지에게는 훌훌 풀어헤친 두루마리를 던지며 신나는 시간을 가진다.
모든 걱정은 깨끗이 나을거라고, 아픈 마음이 낫는데에는 결코 거창한것이 필요한것이 아님을 그림 속 웃음짓는 두 남매에게서 느낄 수 있다. 우리에게 마법휴지는 언제 가장 필요할까? 나에게 마법휴지가 필요한 순간 이 책속의 달이와 봄이를 떠올리면 저절로 웃음이 지어질 것 같다. 그아이들이 상처를 다루는 방식은 이 처럼 별 것 아닌것으로도 어루만져질 수 있다는 걸 배울수 있다. '언제나' 손 닿으면 만질 수 있는 별것 아닌 두루마리 휴지로 잠깐이나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들. 보다 값지게 느껴진다.
#도서지원 #뭉끄 #문학동네 #책벗뜰 #책사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