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사르르 비밀의 밤>
선풍기바람이 쉬지 않고 흘러가는 방향에 동생이 누워 배가 뜨겁다고 이야기한다. 한 여름 밤 무더위에 냉동고 속 아이스크림이 녹을까 걱정스러운 동생은 배가 뜨겁다며 아이스크림을 먹어 뱃속을 시원하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달이가 건네는 안심의 말에도 걱정이 물러나지 않는지, 밤이는 누나에게 어떤 아이스크림이 좋냐며 누나의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지금은 자야하는 시간이야" 마음을 다잡는 누나에게 끊임없이 냉동고속 아이스크림에 대한 걱정을 끊을 줄 모르고 남매는 곧 냉동고를 확인하러간다.
컴컴한 부엌, 싱크대에 기대앉아 봉지를 까서 한 잎 베어문 아이스크림은 "달콤하다"
아이스크림을 뒤지기 위해 의자를 딛고 올라선 누나를 향해 고개를 숙인 냉장고가 인상적이다. 얼음을 잔뜩 뒤집어쓴 누나는 이제 남은건 없다며 내일을 기약한다. 한여름 밤 시원하고도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배가 알싸하고 머리칼이 쭈삣 설 만큼 차가운 아이스크림, 그 아이스크림 속 아이들의 동심도 함께 녹아든다.
아이들의 한밤중 비밀작전이 부모에게는 들키지 않았기를 바란다. 결국 우리는 그런 소소한 비밀과 추억으로 기나긴 생을 맞아들이고 그 때의 그 뜨거운 마음으로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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