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흐북흐에서 SF는 이제 마지막이며 선택한 SFnal2021.Vol1
김초엽 작가의 SF를 읽으며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느낌적인느낌?이 들었던 때,
다양한 나라, 다양한 작가의 단편집을 읽으며, 아! 이런 것도 SF가 될 수 있구나! 감탄하며 앞의 4-5작품을
휘리릭 읽었다. 재미있었다.
전쟁의 버튼이 된 어린 소녀, 추모도 기도도 없는 분탕질만 가득한 어떤 세상, 2059년이 아니더라도 지금 현재 부유층 자녀들이 유리한 이유를 뼈저리게 느끼며, 달로 신혼여행을 갈 순 있지만 돌아오기는 힘들 수 있다는 막막함,
어느 한 이야기도 쉽게 넘길 수 없었고, 마음이 무거워왔다.
무거워진 마음 때문이었을까? 쉽게 읽혔던 초반 이후에는 속도도 느려졌고 이야기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원래 장편보다 단편읽기가 더 힘들었던지라, 15개 각각의 이야기속 세계관을 구축하고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더 힘들었던 SF. 초반에 SF를 마지막으로 읽긴 아쉽다. 더 읽고 싶다는 마음은 쏙들어가고 마지막으로 SFnal을 선택해서 다행이다! 라는 안도만 남았다. (아마 북흐 독서모임이 아니였다면 초반만 읽고 나머지 이야기는 모두 다 읽지 못했을지도.)
"책과 사람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순 없는 법이에요......그리고 사람과 그 출신지를 따로 떼어놓고 볼 수도 없는 법이고요."(아메리카 끝에 있는 서점)
국경끝 캘리포니아와 아메리카 두 나라 사람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퍼스트&라스트 페이지"서점.
서로의 생각과 마음도, 추구하는 정치성 심지어 생김새가 다른 두 나라 사람들이 한 곳의 서점을 이용하며 책을 읽고 아슬아슬하지만 평화로운 풍경을 기분좋게 바라보다 책 속의 구절을 보고 흠칫 놀랐다.
내가 보는 책이....나의 사상과 정치성 그리고 출신지까지 모두 대변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 애들은 우리하고 다른 종으로 진화할지도 모르겠어" (잠수함)
나와 우리와 다른 그들은 우리와 출신지와 생각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다고 다른 종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미래의 어떤 아이만의 생각일까, 아니면 지금 현재 우리의 속마음일까.
가볍게 책장을 펼지며 읽다 무거운 질문과 함께 책을 덮게 되는 SFnal. 2021.Vol1
아마 그래서였나보다. 조금은 친해졌다고 생각했던 SF가 다시 어려워진 이유가.
그래서 아직은 읽지 않은 몇몇의 단편을 Vol2.를 넘겨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현재 나의 이야기. 들키고 싶지 않은 우리의 속마음을 낱낱이 헤쳐놓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