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발명품들에 대한 이야기다. 좀 더 정확히는 ‘인간의 문명을 바꾼 것’ 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발명은 늘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탄생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일을 하다가도 생겨나기도 한다. 그 말은 처음 의도와 전혀 다른 것들이 생겨나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이 책이 유독 좋았던 부분이 바로 이것에 대해 풀어주는 말들이다. 발명품에 대한 과거의 이야기 뿐 만 아니라 그것들이 만든 현대의 각종 문제점들도 함께 꼬집는다. 일상 속 큰 문제덩어리들의 근원이 예상도 못한 물건들에서 나오는 게 정말 놀라웠다. 발명품이 만들어 낸 사회 문제와 그 연관성을 풀어내어 설명을 해주니 자연스럽게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까지도 생각이 닿게 되었다.
‘인간은 만들어 내는 것은 잘 하지만 그것이 만들어 낼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한다’ 라는 말이 있다. 삶의 안정과 편리함을 추구한 발명품들이 만들어낸 삶의 질 하락과 사회 문제들을 설명하는 데 이만한 말이 없는 것 같다. 이미 삶에 깊이 녹아들어버린 이 편리함을 분리해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문제를 인식만 할 수 있다면 나쁜 불순물만 걸러내고 이점만 가져가는 게 가능해 질 것이다. 편리함에 취해 계속해서 새로움만 찾는 사람들에게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유익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