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헤인의 소설은 진행이 다소 느리다.
소설의 30%를 남겨둘 때까지, 어떨 땐 심리학적 혹은 사회병리학적 운명론 처럼 되어버리는 한 인간의 삶의 모습을 따라가기도 하고, 때론 마지막 30%의 결말을 위해, 여러가지 단서들로 남겨두고, 독자들의 의심을 풀기위하는 척하면서 한편, 혼돈을 주기 위해 이런 저런 다른 길로 데리고 가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하기에, 약간의 끈기를 가지고 읽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포기할 만큼의 지루함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게 보일듯 말듯한 그 동안 궁금했던 사건의 실마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