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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

[도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

폴 투르니에 저/정동섭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아브라함 매슬로우라는 심리학자가 쓴 글인지, 그의 글을 읽고 떠오른 생각인지 잘 모르겠지만, 오랜 시간 동안 실존주의 철학자들과  그와 관련된 예술가들은, (예를 들면 도스토예프스키), 잡히지 않을 추상적인 논리로 생각되어진, 인간의 존재와 신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우리의 일상의 문제처럼 다루어왔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타인에 관한 관계의 문제는 간과되어져왔던 것 같다. 한편, 실존주의 심리학에 힘입어, 각 개인의 존재의 문제는 타인와 함께 고려되기 시작한게 아닐까 한다. 하지만, 대인의 역학관계보다는, 누구나 가질수 있는 보편적인 원인들을 규명하고, 그것이 어떻게 환경과 타인들에서 다양한 현상들로써 나타나는 지를 탐색했던 것 같다. 아니, 반대로 현상들 속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런 문제들을 규명했는데, 그 현상속에 타인이 있었던 것 같다.


책 내용과는 상관없이 너무 멀리 가버렸는데, 이 책을 선택할 때의 나의 기대감의 일부였다.  내 자신만 들여다 볼것이 아니라, 좀더 타인에게 깊이 다가갈 수 있는 마음을 열어줄 책을 읽고 싶었다. 검색창에서 책들을 찾다가 이 책의 '10주년기념판'이란 얘기에 무작정 구매해버렸는데, 이 책의 제목에서 보여주는 타인은 부부관계이다.

사람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공부를 많이해서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가졌던, 많은 돈을 벌어던지 간에, 부부관계, 가족관계에 문제가 없는 것을 보지 못했다. 문제가 없다면,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거나 (심리적으로 건강하거나) 혹은 그렇게 사랑한다고 착각하거나, 문제를 망각하고 있는 경우가 아닐까 한다. 왜냐면, 인간은 사랑을 한다해도, 인내에 한계가 있고, 가족내에서 심리적으로 건강한다하더라도, 누구에게나 실수와 오해는 가능하며, 또 사회속에서 갈등을 빚는데, 가족들이 그런 갈등속에서 해 줄수 있는 역할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 같다. 그리고 거친 표현일지는 모르지만, 돈을 많이 벌고 공부를 많이 한다는 것 자체가 사랑을 사랑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그런 것들이 결국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얘기하자면, 경험상, 사랑은 모든 것을 넘어 설수 있음을 봐왔다.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중학교때의 친구를 만나 어제 술을 마시며, 그간 결혼 생활을 들었다. 가끔 유부남들을 만나면, 드라마를 보다가 와이프가 “남자 주인공처럼 남편이 먼저 죽는 경우에 자기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와이프 앞에서는, 평생을 자기만을 생각하며 혼자살겠노라 하면서, 속으로는 다시는 결혼이라는 것을 하지 않겠노라고. 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보고 결혼을 하고 싶으냐고 물어본다. 중학교 친구도 비슷한 대답을 한다. 다음 생애는 연애만 하고 결혼은 안하겠노라며. 하지만, 어떤 면에서 이런 대답은, 다부진 각오보다는,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며,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빚은 갈등에 그저 져주어야만 했던 그 동안의 그 답답한 관대함이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임을 알기에, 잠깐 내뱉는 안타까움의 한숨일수도 고백일수도 있을 것 같다.


어제 친구와 동의했듯이, 여자친구나 아내는, 내 안의 깊은 부분들을 보여주기 시작함으로써, 나의 거울이 될수 있다. 싸운다면, 갈등을 겪고 있다면, 내안의 문제를 그 진통을 통해 알아갈수 있다. 상대방이 정신병적 수준의 문제를 겪지 않는다면, 분명 내안의 문제가 없다고는 말하기 힘들지 않을까? 단지 그걸 인정하기엔, 우리 스스로도 잘 모르고, 인정한다는 것에는 충동적 저항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그런 무의식의 저항오면, 의식은 마비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때도 있는 법이니...각자의 가족으로부터 형성된 것이 사랑이라고 무의식에 자리 잡을 때, 각자의 사랑이 틀릴때는, 무의식의 충돌도 오는 법이니, 의식적으로 풀기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상처받은 사랑하는 사람은(상대방은), 받은 상처로 인해, 내안의 문제들을 비판함으로써, 화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건, 많이 알아야 될수도 있는 문제지만, 상당한 인내를 요구하며, 상처받을 각오도 좀 해야하기에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경험상 우리는 타인을 바꿀 수 없다, 타인이 우리의 얘기들을 받아들여줄 준비가 될때까지.  

 

아...고백해야 할것 같다. 이런 속내를 풀어줄 심리학 책을 찾았으나, 조금은 실망했음을. 책의 chapter의 제목외에는 너무 익숙한 얘기인 것 같고, 익숙하기에 잘 안되는 것이기에, 그 이상을 기대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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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하루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중의 하나가 타인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타인의 관계설정을 부부로 했다니 참 힘든 줄거리일수도 있겠습니다.

    2011.04.27 17:51 댓글쓰기
    • Raphael

      아...그렇군요...너무 쉽게 설명이 되네요...

      2011.04.27 22:41
  • 피오니즈

    그런게 삶이 아닌가 싶어요. 저는 늘 제 자신이나 집안, 아이들에게 골치아픈 문제들이 생길때마다 그 힘든 과정속에서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습니다. 만일 이런 아픔이 없었다면 살며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을 느낌이나 생각들이 내 안에 하나씩 늘어갈 때면, 그 상처에서 한 참 멀어진 후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물론 당시엔 경황없이 힘들었지만.. 그래서 힘들어하는 사람들 보면 아무 말 없이 그냥 듣고 공감해 줍니다. 모르면 모르는대로 경험해 알고 있음 있는대로 제대로 말하기도 정말 힘들고, 제 경험 상 편한소리 같아 잘 귀에 안들어오거든요..^^

    2011.04.28 23:08 댓글쓰기
    • Raphael

      네..., 피오니님 말씀에 공감해요..상처받은 사람이 그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것 같아요.

      2011.04.29 00:48
  • 파워블로그 블루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솔직한 대화를 함으로써 서로를 더 알게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2011.05.02 16:59 댓글쓰기
    • Raphael

      네...맞습니다...솔직하지 못하는 것이 방해가 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2011.05.0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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