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헤인의 소설은 진행이 다소 느리다.
소설의 30%를 남겨둘 때까지, 어떨 땐 심리학적 혹은 사회병리학적 운명론 처럼 되어버리는 한 인간의 삶의 모습을 따라가기도 하고, 때론 마지막 30%의 결말을 위해, 여러가지 단서들로 남겨두고, 독자들의 의심을 풀기위하는 척하면서 한편, 혼돈을 주기 위해 이런 저런 다른 길로 데리고 가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하기에, 약간의 끈기를 가지고 읽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포기할 만큼의 지루함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게 보일듯 말듯한 그 동안 궁금했던 사건의 실마리가 마지막 30%에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할 만큼 풀어져 가면서, 마지막 인물들의 생이 어떻게 되어가나 하나 둘씩 해결해 나간다.
그렇게 마지막 30%에서 작가의 결론에 만족할때, 이전의 70%의 지루함을 잊고 별 다섯을 주게 된다.
- 아무래도 작가의 켄지 탐정시리즈 보단, 이런 형태의 독립적 이야기가 훨씬 나은듯..
- 영화도 잠깐 봤는데, 아무래도, 상상했던 것과 조금씩 달랐던 것에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심리가 다 드러나지 않는 것에 책이 더 나은 것 같다.
-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의 예상치 못한 결말을 흥미롭게 생각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