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Carrie

[외서] Carrie

Stephen King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킹의 소설에서 많이 등장하는 slang과, 캐리의 엄마에게서는 프로이트적 해석이, 캐리에겐 융의 해석이 잘 들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읽다가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여러번 놓쳤다. 


캐리의 엄마는 독실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는데, 결혼 전, 캐리를 낳기전에 유산한 경험으로 신이 자신의 정숙하지  못한 행동에 벌을 내렸다고 생각하게 된다. (프로이드의 이론으로 보면,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신앙이 초자아와 자아의 역할마저 송두리째 대체해버린 사람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초자아의 말을 듣지않고 자신의 이드를 따라간 자신을 질책하고 혐오하는 것에 몰두한다.) 아마 캐리의 엄마의 집안은 굉장히 종교적으로 엄격한 집이였으리라. 


사람은 때론 자신이 덫처럼 어떤 상황에 빠지면, 어리석고, 가끔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그런 나약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그 때 때론 종교에 의지하곤 한다. (한국에선 점을 본다던지..) 그런데 가끔은 절규와 절망적 외침에서, 의지했던 신앙이 서서히 병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자신은 깨닫지 못할 때가 있다. 그렇게 구원받았다 생각되면, 이제 나약한 나를 지켜준 그런 신앙은 하나의 독트린이 되어 간다. (현실에서 정도에 따라 꽤 있는 것 같다. 신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믿는 행위와 해석이 문제인 것 같다.)


융이 얘기하듯 인간은 자아와 그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데, 자아는 때론 상처받기 쉽고 연약한데, 그런 연약한 자아가 신앙이란 빛을 찾음으로써 안식을 갖게 된다. 이제 정오가 되면, 신앙이라는 해가 가장 높이 뜨면, 자아에 드리워진 빛은 자아의 그림자를 작게 만드는데, 맹목적으로 너무 그림자를 애써 증오하며 지울려다 보면, 결국 자아도 서서히 그 빛에 메말라 가는 것 아닌가 한다.  


융은 연약한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안에 그림자가 움직인다고 했는데, 그 그림자는 때론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작게는 언어적학대로, 힐난으로 나타나는 데, (차별, 무시, 시기, 너무나 많지 않을까?) 그렇게 그림자가 움직일 때, 연약한 자아는 연약하고 힘없던 모습에서 갑자기 아드레날린을 충전하여 강해진 듯 느끼기 시작한다. 여기에 학대의 중독이 일어나고, 그림자가 이제 자아를 삼켜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심각한 것은 그런 개인의 자아의 그림자가 집단적으로 뭉쳐 bully가 일어나는 것이다. - 주변에서 자신의 자아상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때론 불편해하고, 무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시함으로써 근거없는 우월감을 취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사는 건, 어찌 보면, 애써 그 그림자를 지울려고도 하지 말고, 그 그림자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니였나 한다. 모두들 어리석은 데, 사람들은 각자 종류가 다른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나와 너무나 다른 사람을 조금 편하게 받아들이게 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킹은 horror fantasy 속에 (장르를 어떻게 구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캐리가 온 몸에 돼지 피를 뒤덮인채, 학교를 나와 맨발로 tele-kinetic power를 통해, 그 동안 자신안에 억눌린 분노를 터트리며, 처음으로 간 곳, 그 교회에서, 그렇게 기도하는 모습을 묘사하면서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장면을 통해, 그 바닥없는 절망과 그 무기력함을 너무도 리얼하게 그린 건 아닌가 생각된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3

댓글쓰기
  • 쟈파

    'Carri'에서 종교와 자아와 bully까지, 책보다 더 재미있는 리뷰인걸요.

    2013.09.23 20:38 댓글쓰기
    • Raphael

      이렇게 써놓고 과장된 리뷰가 아닌가 후회했어요.

      2013.09.24 03:42
  • Sean

    영화 보고나서 도서가 있다는 걸 알고 왔다가 영화 만큼이나 열심히 본 리뷰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쓰시고 나서 7년이 지났군요 ...

    2020.10.04 01:19 댓글쓰기

PYBLOGWE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