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작가의 보이지 않는 여자들 리뷰입니다.
이벤트로 대여해서 보았는데 이벤트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네요.
이 책은 '어째서 세계의 절반을 구성하는 여성을 이토록 과소평가 되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어
여자들이 과소대표되는 이유를 정확히 짚어내는 책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여자들은 역사속에서 지워지기 때문이죠.
역사라고 하니까 여자 위인의 이야기인가 싶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결코 겪을 수 없었던 과거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들은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이 기록했던 그들의 현재 데이터이고,
그들 입장에선 미래인인 우리는 과거의 데이터에서 과거를 유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들이 기록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다시 생각해 보면
기록되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미래엔.
그런 의미에서 여성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미래에 전달할 수 있도록 '보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 책에서는 남성과 마찬가지로 수십세기를 살아왔음에도
여성의 건강과 복지, 교육과 안전 등 실생활과 그 밖에 모든 분야에서 텅 비어있는
데이터 공백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남성용 발기부전 치료제 종류보다도 더 적은 여성의 유도분만제의 종류라던가
(유도분만제가 맞는지 확실히 기억나진 않네요, 어쨌거나 출산에 동반되는 약물이었습니다)
호르몬 체계가 분명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성인 남성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안전'하다면 모든 인류에게 '안전'하다는 인증을 받게 되는 의약품이나
몇몇 무슬림 국가들이 아니면 남녀노소 운전을 하는 21세기에도
자동차의 충격실험 운전석엔 성인남성 더미만을 놓고 실험하곤 그 차가 '운전자'에게 안전하다고
쉽게 생각해 버리는 것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물론 21세기가 되었기 때문인지 이들은 여성용더미도 충격 실험에 포함시켰다고 합니다. 조수석에 말입니다)
하나만 놓고 보면 사소하지만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듯 이런 사소한 데이터 공백들이 모여
역사에서 여성을 지우고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여성의 기록이 보존되지 않기 때문에
기록되지 않는 것들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기 떄문에
인구의 반절은 항상 그 비율에 비해 중요도가 낮은 취급을 받고도
그것을 감내해야 한다고 사회적으로도 스스로도 강요받았던 건 아닌가 싶습니다.
여자도 남자만큼, 어떨 땐 더 잘 할 수 있다는 말에
'그럼 여자들이 해낸 게 뭐가 있는데?'
라고 정당화 할 명분이 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