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의 단편집『바깥은 여름』을 쌀뜨물처럼 읽었어요. 작가가 말한 단편 인물들을 통해 어떻게든 그들이 ‘하지 못한 말과 할 수 없는 말, 해서 안 된 말과 해야 할 말’을 이해하려고 했어요. 결국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삶이 단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언장으로 남겨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어요. 죽음은 불가항력이니까 언제 어디서 어떻게든 오는 죽음을 막을 수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남겨놓은 이야기를 꺼내 읽으며 그 알 수 없는 죽음에 반응하게 되요. 뿐만 아니라, 죽음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탓에 자꾸만 죽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