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 같은 세상살이가 힘들어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해버리는 ‘오포세대’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시대상을 아이러니하게도 ‘미생’이 제대로 파고들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미생(未生)은 바둑용어로 살아있지 않은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바둑판에서 한 수 한 수 두는 것이나 현실판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것이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생은 완전히 죽은 돌을 뜻하는 사석(死石)이 아니다. 오히려 생과 사의 경계를 넘어서는 ‘완생(完生)’이 되기 위한 선택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