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연한 기회로 중국드라마 삼국지와 보보경심을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중국의 문화 콘텐츠를 좀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역시 우연한 기회로 ‘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라는 작품을 읽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상·중·하 각 1, 2권 씩, 각 권의 분량도 상당한 총 6권의 방대한 분량이었다. 이중 내가 읽게 된 것은 두 번째 권에 해당하는 상2권인데, 첫 권부터 읽지 않아 이야기를 제대로 따라갈 수 있으려나 걱정이 되었지만 막상 읽어보니 중간부터 읽어도 무리가 없는 굉장한 흡인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두 번째 권부터 읽어도 다시 첫 번째 권으로 돌아가 그 이야기를 즐기는 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일단 확인된다.

앞서 언급한 중국드라마를 미리 봐둔 것도 있어서, 작품 속에 나오는 분위기나 용어들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일종의 퓨전 사극인 것 같다. 일단 책에 등장하는 나라들이 가상의 국가들이다. 크게 남북으로 두 세력이 등장한다. 바로 남쪽의 ‘경국’과 북쪽의 ‘북제’라는 나라들이다. 중간에 여러 제후국들이 있다는 설정이다. 결국 이 커다란 두 대국 간의 갈등이나 화해가 이 소설의 큰 줄기임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특징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목차에서 확인할 수 있는 1권의 부제인 ‘시간을 넘어온 손님’을 통해 이 작품이 일종의 시간을 뛰어넘는 어떤 인물의 모험담 혹은 여러 시대의 생을 경험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작중에 현대의 인물이나 용어도 나오고 중국의 다양한 시대를 가리키는 문장 등이 나와서 과거와 현재의 중국적 요소들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간 이동하면 앞서 언급한 ‘보보경심’ 같은 작품과 비슷한 소재, 즉 현대의 인물이 다른 시대로 건너가 그 시대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장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요즘 쓰는 말이나 다른 시대의 사자성어 같은 용어를 대화 중에 사용하면 상대방이 잘 못 알아듣는 장면은 ‘보보경심’과 비슷한 설정임을 알 수 있다.

일단 상2권에서는, 남쪽 거대 제국인 ‘경국’에서 주인공인 판시엔이 자신의 운명을 주체적으로 개척해나가기 위한 비범한 17세의 소년으로 등장한다. 그의 집안은 나라 안에서도 손꼽히는 가문이며 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다. 그를 총애하는 황제 직속 비밀 집단의 수장은 그를 차기 수장으로 앉히기 위해 교묘히 일을 진행시켜나가고 있다. 이미 문무 양쪽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판시엔은 황제의 기대는 물론이고, 차기 황위 후보인 여러 태자들이 그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형세를 보여준다. 어느 세력에도 속박되지 않고, 심지어 황제조차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권력 있는 신하’가 되고 싶다는 특이한 포부를 지닌 채, 주인공이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낼지, 아니면 가끔씩 나오는 다른 시대와의 연결고리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이 이 작품의 포인트다.
* 네이버 리뷰어스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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