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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철학, 생각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

[도서] 그래서 철학, 생각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

와카마쓰 에이스케 저/박제이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철학은 생각하는 것, 즉 사고 행위가 주 활동 양상이지만, 실제로 철학의 역사에서 가장 영향을 끼친 사람, 이정표가 되는 업적을 남긴 철학자들은 주로 ‘행동하는 사유’로서의 특징을 보인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한나 아렌트는 이미 대중적으로도 많이 노출되어 있는 인물들이기에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마지막에 언급된 요시모토 다카아키는 생소한 인물이어서 낯설었지만, 반대로 그런 점 때문에 우선 관심이 갔다.

 

 

 

 

소크라테스는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드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의 대화법이 ‘질문’ 중심이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질문은 대화를 만든다. 대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말이 오가는 것이다. 공감을 일으키거나 반대 의견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이라는 차원으로 옮기는 신비로운 방법이다. 그 유용함을 소크라테스는 간파했던 것이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했다. 우리가 본질이나 진리라고 믿는 모든 것들에 의혹을 던지며 끝까지 밀고 나갔다. 그 끝에서 발견한 것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 생각하는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만은 의심할 수 없다는 발견이었다. 그것이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의 대표작인 『방법서설』에서 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인용도 주석도 없이, 철저하게 자기 경험과 생각으로 수립된 철학의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데카르트의 철학적 방법론에서 소크라테스와 유사성을 볼 수 있다. ‘무지의 지’를 말했던 소크라테스처럼, 데카르트는 “알아야 할 것을 알아야 할 때 아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했다. 이는 곧 지식 그 자체보다 앎에 대한 태도나 자세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한나 아렌트의 철학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업적은 “인간의 기본적 행위인 ‘일’에 관한 철학서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한나 아렌트는 철학의 주제나 대상이 일상에도 매우 많음을 알려주었다. 한나 아렌트는 일과 노동과 활동이라는, 인간의 삶에서 유사한 하나의 형태로 나타나는 이 행위들을 구분함으로써 삶의 진정한 가치가 어디로부터 비롯되는지 생각하게 한다. 한나 아렌트가 소크라테스, 데카르트와 연결되는 부분은 바로 ‘질문’에 관한 것이다. “생각한다는 행위”는 곧 “한 개인의 물음을 깊게 만드는 일”이라는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대화, 데카르트의 생각이라는 개념과 밀접한 연관성을 느낄 수 있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다루는 인물은 요시모토 다카아키라는 철학자다. 그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의 저서인 『공동 환상론』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실재라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모두 환상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는 깨달음과 함께, 그 깨달음으로 인해 허무주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환상을 실재인 것처럼 토대 삼아 스스로를 성찰하고 내면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바람직한 철학적 태도에 대해 논의한다.

 

 

 

 

인생에 정형화된 답이 없다고 한다면, 우리가 배우는 모든 형태의 답은 사실 우리 자신에게 그다지 의미 없는 것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을 배우는 과정에서 우리 자신에게 유효한, 자기만의 해답을 찾는 방법인 질문과 대화의 질은 더 깊어지고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질문에 깊이를 더하는 것”, 이것이 이 책이 가르쳐주는 철학의 최고 미덕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언제나 존재와 지성의 불완전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하지만 답이 없는 질문 그 자체가 하나의 목표 또는 지향점이 될 수 있다는 엄청난 발견을 했고, 이것을 통해 조금 더 성숙한 삶, 가치 있는 삶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철학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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