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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형, 체 게바라

[도서] 나의 형, 체 게바라

후안 마르틴 게바라,아르멜 뱅상 공저/민혜련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예전에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체 게바라 평전'이 인기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참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네요. 저는 그 책을 읽지 않았지만 혁명의 상징적인 존재로서 여전히 살아 있었고, 반면에 상업적 이미지로도 상당한 이용가치가 생겨버린, 어느 쪽에서 보아도 매력적인 인물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또 체 게바라? 무슨 내용일까? 신간 '나의 형, 체 게바라'를 보고 처음 느낀 의문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체 게바라라는 인물과 그의 사상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논하는 움직임은 (꽤 많이 다루어졌다고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긴, 그는 그렇게 먼 시대의 사람도 아니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쩐지 체 게바라라는는 존재는 시간적 간격이라는 조건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 존재 자체로 한 차원 높은 영역의 인상을 사람들에게 심어주었습니다. 역자가 후기에서 예수와 비교할 수 밖에 없었다는 말이 나온 것이 결코 과언이 아니라 할 만큼.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간단합니다. 그는 인류가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기는 하지만 막상 실천하려 하니 본능의 한쪽에서 불편하게 여기는 - 완전한 평등과 존중, 인간애로 충만한 세상을 실제로 자기 인생에서 살아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시대 상황 때문에 혁명의 지도자, 게릴라로서의 측면으로만 표출되었을 뿐이지, 가족의 눈으로 돌아본 어린 시절부터의 그의 삶에서는, 모든 방면에서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관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라는 현실에 절망하지 않고, 그가 옳다고 믿는 신념대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헌신한 그의 삶은, 소수의 폭압적인 권력자가 다수의 선량한 민중을 통치하는 시스템 - 제국주의와 자본주의,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모든 착취의 도구들 - 을 파괴하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존중받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주의의 기반을 만들어, 그것을 건강히 떠받칠 수 있는 세계시민, 즉 모든 사람들이 신인류로 진화하는 데까지 이끌기 위해 바쳐졌습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가 모순에 빠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절제하고 노력하는 아름다움을 몸소 보여주었죠.


이 책은 다양한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매력은 넘치나 무책임한 자유로움으로 가족들을 힘들게 했던 아버지, 품에 안아주는 다정함은 없지만 엄격한 규칙과 교육관으로 사랑을 풍성히 베풀었던 어머니, 특히 가난한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서를 중시해 항상 책으로 넘쳐나는 서재라는 환경을 포기하지 않았고, 어떤 주제나 상황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않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최선의 입장과 생각을 끌어내도록 훈련시켰던 독특한 가풍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천부적인 재능과 매력이 있었다고는 하나 '에르네스토 게바라'를 '체 게바라'로 만든 것은 이런 어린시절부터의 인문학적인 바탕의 형성도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현실적인 문제, 미래 세대를 위한 하나의 기준점으로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체 게바라의 사상과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 이를 통해 아직까지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한 체 게바라가 꿈꾸었던 세상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쿠바에서 이루었던 승리의 영광과 볼리비아에서의 좌절, 죽음 앞에서도 유머와 인간애를 잃지 않았던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도 매우 흥미롭고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한 편의 서사시였습니다. 오늘날 쿠바의 현실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눈에 띄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체 게바라와 관련한 다른 자료들도 계속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꿈꾸었던 신인류의 세상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오히려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의 형, 체 게바라'를 읽으면서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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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산바람

    좋은책 서평 잘 읽고 갑니다.

    2017.03.21 20:48 댓글쓰기
    • 꿈의도서관

      변변찮은 리뷰인데... ^^;; 산바람 님 감사합니다.

      2017.03.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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