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활자에 둘러싸여 있다보면, 허상의 활자가 아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그림책의 위로가 필요해지는 순간이 온다. 오늘이 딱 그랬다. 진전 없이 자료 조사만 사흘째, 이럴 줄 알았으면 학생 때 책상 앞에서 수업이라도 열심히 들어 놓을 걸 싶다가도, 그래도 자료 조사할 때가 좋은 게 아니냐, 쓰기 시작하면 자괴감과 막막함에 숨을 쉴 수 없게 될 걸 생각하면 물러설 길이 없다. 지금 주문해둔 마음 공급용 동화책이 도착하지 않아 임시방편으로 집어 든 책이 바로 사노 요코 작가의 「나의 새를 너에게」였다. 신작이라니,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