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투잡 중 하나였던 PC방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주휴수당과 퇴직금이 없다는 계약서에 사인해도 부당하다는 마음보다 이젠 됐다는 안도가 밀려왔던 시작 점에서, 군말 없이 묵묵히 일 년 반 넘게 일하다 하루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고, 통보받은 이유조차 거짓임을 알고 나서 분노로 가득한 상태로 뜨거운 햇살 아래 노동청으로 오가던 끝점 사이에 한 번의 여름을 보냈다. 계산대 바로 옆에 흡연실이 있어 문을 여닫을 때마다 퍼지던 불쾌한 냄새, 낡고 먼지 쌓인 선풍기가 덜덜덜 거리며 돌아가면서 풍기는 삭은 냄새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