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길에 빨간머리 앤을 듣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갑갑한 도로가 멋진 길로 바뀐다는 점이다. 계절마다 특유의 옷을 갈아입는 아름다운 자연을 묘사하는 장면들은 내가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다행히도 상상력보다 자제력이 뛰어난 나는 아직 핸들을 목적지가 아닌곳으로 향하게 한 적이 없다. 마릴라가 날 칭찬할지도 모르겠다. 몇 년 전 이사 준비를 시작했던 이유는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주택에 가고 싶다였다. 결과적으로는 치안 문제와 관리, 주차 문제로 또 적당한 집으로 이사를 하고 말았다. 그나마 예전 집보다는 거실이 넓은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