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고 있는 그리스 고전 중의 하나로 기원전 8세기경에 쓰여졌다고 합니다. 이후 소포클레스의 비극
작품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그리스 문학은 화려하게 꽃피우기 시작했네요. 인간의 삶도 소설처럼
극적이어서인지, 그렇지 않으면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을 문학을 통해 이루고 싶어서인지 문학은 큰 인기를 끌었고, 그리스 이후
로마 시대로 접어들어서도 사회적인 안정과 다양한 문화가 혼합되면서 문화적으로 크게 융성하습니다.
그중에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가 쓴 '황금 당나귀' 라는 작품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카르타고에서
태어나 그리스로 건너가 철학을 공부했고, 이후 로마로 가서 살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당시에 여러 곳을 여행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중요한 지역에서 살았던 만큼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소설을 쓰게 되지 않았을까요.
'황금 당나귀' 는 문학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장편 소설인 뿐만 아니라 라틴어 원본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으며, 세계 최초의 액자식 소설이기도 하네요.
책은
주인공 루키우스가 마녀의 향유를 발라 새가 되려고 했으나 포티스가 실수로 다른 향유를 가져오는 바람에 당나귀가 되어 버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장미꽃을 먹으면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지만 처음에 기회를 놓쳤고, 이후 도둑들이 훔친 물건들을 등에 싣고
따라다니면서 다양한 모험 속에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여러 이야기를 듣기도 하네요.
이야기에는
성적인 부분들이 자주 나옵니다. 어릴때 알리바바와 40인 도둑, 신밧드의 모험 등을 보고는 재미있는 동화 모음인 줄 알고
아라비안 나이트 완역본을 읽다가 깜짝 놀랐었는데 이 책에서도 남녀간에 얽힌 이야기들이 많네요. 어떻게 보면 인간의 삶에서
자연스러운 부분인데 도덕적인 잣대로 재단하다보니 현대는 과거처럼 자유롭게 표현한 책들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최초의
액자 소설 답게 주인공이 당나귀로 있으면서 들었던 쿠피도와 프시케 등 등 여러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당나귀의 눈으로 보는
인간의 삶에서는 동물처럼 본능에 따라 사랑, 증오, 배신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네요. 어떻게 보면 인간도 결국 동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소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갔는지 대략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에 선정되었다고 하는데 찾아보니 영국의 출판사 Quintessence
Editions Ltd. 에서 출판하고 있는 1001 시리즈네요. 1주일에 한권씩 읽는다고 해도 20여년이 걸리니 정말 읽어봐야 할
책들이 많네요. 이 책 외에도 현대지성 시리즈로 많은 고전들이 완역되어 나오고 있는데 다른 책들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