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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도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저/정지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코로나 이후에 독서 모임도 따로 나가지 않았고, 늘어나는 OTT 서비스에 정신을 못 차리고 쉬는 시간 = 무조건 누워서 영상 보는 시간이 된지 2년이 훨씬 지났다.

코로나에 걸려서 격리 된 7일 동안, 물론 재택근무도 하긴 했으나 볼 수 있는 드라마, 예능은 다 보고 나서도 자연스럽게 또 뭘 보냐며 폰만 만지고 있다가 문득 최근 내 어휘력과 생각이 매우 퇴화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다 지나서야 겨우 책 한 권을 집었다. 하도 추천이 많아 구매해놓고 방치했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 책 감상 전에, 정말 내 독서 습관이 많이 뒤틀어졌다는 걸 강하게 느꼈다. 주르륵 읽다가 문득 어느 구절에 꽂히면, '이 구절이 왜 나온거지?'하고 다시 앞의 내용들을 살펴봤다. 읽는다고 읽어놓고는 머리까지 전달하지 못했던 것이다. 집중력 걍 미쳤음...??

그래도 왜 추천이 많았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집 나간 집중력에도 불구하고 역사와 과학과 사회학이 한 데 어우러진 스토리에서 심지어 인생의 철학까지 느낄 수 있는 논픽션 에세이였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어류 연구 과학자의 긍정적 착각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에 감명 받은 저자는 단숨에 그에게 사로 잡혀 그의 일대기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저자의 아버지가 "우린 다 그냥 우주의 먼지"이므로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말에 좌절했던 저자에게, 조던의 이야기는 무한한 긍정의 힘을 불어넣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던의 인생을 파헤칠 수록, 점점 그의 흠과 아이러니를 마주하게 되며 큰 혼란을 느끼기 시작한다. 또한 '어류', 물고기라는 분류가 분기학점 관점에서는 없다는 점, 우성학으로 인한 미국의 피해자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저자는 본인의 삶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

실제로 저자는 실패한 첫사랑인 '곱슬머리 남성'과의 재회를 다년간 기다렸으나,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결국 그를 잊고 에메랄드 눈을 가진 여성과 결혼하였다고 한다.

종종 과거에 미련을 두는 경우가 많은 나에게도 유용한 메시지가 담긴 것 같고, 에세이임에도 반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꽤나 신선했다. 그리고 과학, 사회학, 심리학, 철학이 이렇게 한 인간의 스토리에 담길 수 있다는 데에 있어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내가 다시 독서 습관을 잡으며 책에 대한 이해도와 집중력이 예전처럼 끌어올려지면 꼭 다시 읽어볼 예정이다. 그리고 그 때는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꼭 이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이해진 집중력으로도 완독을 하게 만든 이 책의 힘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너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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