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본 음반케이스와 달라 보인다. 『김경은 책으로 만든 노래』라서 그런지 종이책처럼 보인다. 기존의 음반케이스는 그냥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 음반 케이스는 마치 책 같다는 느낌이 든다. 자세히 보니 죽죽 그어진 선들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인다. 나무 냄새가 폴폴 날 것만 같다. 이렇게 첫 만남은 다른 음반과 다른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음반 겉에 음표그림들이 없었다면 책 인줄 알았을 것이다. 지금 든 생각이지만.
음반 겉면과 음반 케이스 뒷면에는 같은 그림 하나가 있다. 이것을 뭐라고 하더라? 축음기라고 하던가. 그 옛날 발명왕으로 이름을 떨친 에디슨이 발명했다는 그 축음기 같다.
음반케이스를 열고 한 장의 CD를 꺼냈다. 마땅히 들을 수 있는 장비라고는 컴퓨터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켜져 있던 컴퓨터의 CD-ROM의 버튼을 눌러 책으로 만든 노래의 CD를 넣고 들었다. 처음 들은 노래는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음악이 흐르고 여자 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귀에 편안하게 들어온다. 가슴도 편안해진다. 불편한 노래가 아니라 좋다.
다시 CD케이스를 보고 그 안에 소책자를 보았다. 여섯 곡이 전부다. 뭐랄까 아쉬운 마음이 든다. ‘김경은’이라는 가수는 처음이지만 목소리가 좋다는 느낌이 들어 더 많은 곡을 듣고 싶었다. 그런데, 겨우 여섯 곡이라니. 윽.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두 번째 곡이 흘러나온다. 조용한 음악이 흐른다. 이 곡은 “나의 엄마”이다. 포근한 마음이 느껴졌다. 1분의 짧은 음악이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그런데 다음 곡이 잇따라 나온다. 이 곡의 노래를 듣는데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엄마를 부탁해」라는 곡. 신경숙 작가의 소설로 알고 있다. 이 책은 읽어봐서 알고 있었는데 호소력 있는 목소리라 가슴에 울림이 더 크게 전해져 오는 것 같다. 그런 느낌이다.
4번째 곡은 마치 바둑이를 부르는 부분에서는 순진한 아이가 노래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개를 잡아먹는 어른들을 이야기할 때는 경계하는 목소리가 꼭 다른 목소리로 들렸다. 또 한 가지는 강아지의 ‘그르릉’ 거리는 소리가 노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도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진짜 강아지가 출연해서 목소리를 낸 건가? 설마 사람이 낸 목소리는 아니겠지요.
다섯 번째 곡은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TV영화로 본 기억이 났다. 그 여자아이 배우도 기억이 난다. 삐삐의 모험을 보면서 웃었던 그 시절로 가는 것만 같다. 정말 노래가 이런 마법을 부리다니. 절로 따라 부르게 된다. 흥겨워집니다.
여섯 번째 곡은 한비야氏(씨)의 「그건 사랑이었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도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노래를 끝까지 듣다보니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알 것 같습니다. 물론 예측일 뿐이지만, 상상일 뿐이지만….
한 번 듣는 것으로는 아쉬워서 mp3 Player에 담았습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옮기고 들으니 그 어려운 과정마저 힘든 줄 모르겠습니다. 집에서는 컴퓨터로 듣고 밖에서는 mp3 player로 들으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흥얼흥얼 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