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이라는 작품은 드라마로 먼저 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다른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미생’이라는 작품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람들 이야기에 따르면 통속적인 이야기가 아니어서 좋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남녀간의 그럴듯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지만 재미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원작이 만화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은 그 후에 알게 된 사실이다. 지금도 ‘미생’이라는 작품은 드라마로도 만화로도 못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비하인드 스토리에 호기심을 갖는 건 인지상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오늘 『미생 메이킹 스토리』를 읽게 되었다.
『미생 메이킹 스토리』의 특징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종합선물세트” 인 셈이다. 어렸을 적에 명절 때면 받아볼 수 있는 군것질 거리가 잔뜩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 조금 더 상세히 이야기하자면 이 책 속에는 인터뷰 내용에서부터 작품 설명(여기에는 자료조사부터 캐릭터 설명을 포함), 미생 시즌 2에 대한 이야기, 바둑과 관련된 이야기, 미생 특별 5부작(만화) 까지. 한 권 같이 보이지만 그 안에는 4권 내지 5권이나 되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서 책 가격을 이야기하는 건 그렇지만 그만한 가격을 하고도 남는다고 말할 수 있다.
작가 윤태호는 다 알다시피(모르는 사람은 어쩔 수 없고) “이끼” 라는 작품을 그린 작가이다. 이 작품은 아마 영화로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암튼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들었다. 생각해 보니 전에 개그콘서트에서 패러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정도로 유명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솔직히 작가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이끼” 라는 작품을 꼭 챙겨 볼 생각이다. 스릴러물이라고 하는데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이제 틀린 말이 된 거 같다. “미생론”에서 - [p. 13 참조]
이번에 알파고와 바둑을 두었다. 여기서 알파고는 인공지능을 말합니다.
인간과 인공지능. 결국 한판만 이겼다. 다섯 판 중에서.
“현재의 인공지능으로 체스와 장기는 인간을 이길 수 있지만, 바둑은 인간을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체스와 장기의 수는 한정되어 있지만 바둑에서는 그야말로 무한대이기 때문에.” - 이번 경기로 이 말은 달라져야 되지 않을까. 인공지능이 이겼으니 겨우 인간이 1승만 했으니 말이다. 흠. 이제 터미네이터 영화이야기가 진짜 현실로 다가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누구에게도 삶은 무거운 가 보다. 정말 무거운 가 봐. 휴~
66 페이지에 보면 이런 글이 있다. - “턱걸이를 만만히 보고 매달려보면 알게 돼. /
내 몸이 얼마나 무거운지. / 현실에 던져져보면 알게 돼. / 내 삶이 얼마나 버거운지. “
‘미생’이라는 작품(드라마든 만화든)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책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미생이라는 작품을 접해보지 않은 독자라도 바둑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당연히 추천한다. 하지만 이 책을 더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만화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다. 이 책에는 만화를 그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 과정들에 대해서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