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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

[도서]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

강봉수 등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2점

재미있는 시들이 있는 시집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제목은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며라는 왠지 모르게 시크한 말투의 Title이다. 그런데 시를 쓴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명이다. 칠곡 할매들이 쓴 시라고 한다. 책 표지에도 그렇게 써있다. “칠곡 할매들, 시를 쓰다라고 말이다. “강봉수 외 118. 시가 118편 이상이 수록이 되어 있다는 말이렸다. ~!

 

우리의 할머니들. 전쟁을 치르고 어려운 경제상황을 겪으신 분들이다. 못 먹고 못 입고 자식들 뒷바라지에 몸을 바친 분들이다. 이 책에 쓰인 시들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그 안에는 여가가 들어 있고, 경제가 들어 있고, 삶의 기쁨과 슬픔도 들어 있다는 것을. 다른 전문가의 손에서 머리에서 나온 어려운 시가 아니다. 이 분들의 시는 너무나 쉬워서 금방 가슴을 울리고 때리고 간다. 읽어보면 안다. 이 말이 진짜라는 것을. 시인의 어려운 시구절을 읽으면 왠지 모르게 답답했었는데. 이 안에 있는 할머니들의 시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같아서 좋다. 그냥 좋다는 말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물론 이 분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배우지 못해서 한글이 서툴러서 발음나는 대로 쓴 시이기에 어렵게 다가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마음을 크게 먹고 읽으면 알 수 있는 말이었다. , 이런 말이구나. 이 시를 쓴 할머니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4부로 되어 있다. 하지만 뭐, 중요한 건 아니다. 기준도 사실 모르겠다. 그냥 다 비슷비슷한 시들이라. 그냥 읽어보면 우리의 할머니들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서 포근한 느낌이 든다.

첫 번째로 만난 시는 6.25와 관련된 시이다. 제목은 “6.25와 집안 난리

6.25가 일어났으니 그야말로 나라 전체에 난리가 일어난 것이지만 작게 봤을 때는 집안 난리 아닐까. 이 분의 나이 13살 때 일어났다고 한다. 내가 13살 때에는 뭐 했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중학생 1학년이었을 것이다. 한참 영어공부하고, 친구들이랑 치고 박고 놀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생각나는 건 쉬는 시간에 잠을 깨웠다고 친구랑 싸운 것. 지금 생각하면 싸울 일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이 분은 13살 때, 친구들이랑 한창 놀아야 할 때 힘든 일을 겪은 것이다. 정말로 그 분 개인적으로도 난리고, 집 안 난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분의 시 말미에 이런 말로 끝맺고 있다. “지금 생각하니 어린 나이에 / 너무나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 분들에게 우리는 잘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고보니 오늘 밖에 나갔다 왔는데 나의 어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해신 그 아가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아까는 가슴 속에서만 했지만 정말 고마웠다. - 나의 어머니도 6.25사변을 겪으신 분이시다. 어려운 그 일을 겪으신 분들이 왠지 존경스럽다.

손녀라는 시는 너무나 생활밀착형 시가 아닐까. 일주일 동안 손녀를 봐주기로 했나 보다. 그 손녀가 엄마도 안 찾고 잘 놀아주어서 예쁘다는 생각을 그대로 글로 옮겨주었다. 그래서인지 모르게 우리에게 시가 아닌 이야기로 다가온다. 어려운 시가 아닌 이야기 말이다. 시가 별거인가. 이런 좋은 이야기를 짧게 말해주는 것이야말로 시가 아닐까. 이 분의 시 말미에 이렇게 쓰여 있다. “참 행복하다” - 이 행복하다는 말이 가식이 아닌 진심으로 와 닿는다.

배암이라는 시는 재미있기보다는 안타까웠다. 배암이라는 말을 들으면 웃기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분의 시는 안타까웠다. 돈을 벌러 갔는데 뱀에게 물려 독이 온 몸에 퍼졌다는 이야기. 어려운 살림 형편이 보였고, 목숨까지 잃을 뻔한 그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위에서 언급한 시외에도 좋은 시는 끝까지 이어진다. 어려운 말만 잔뜩 늘어놓은 시만이 시는 아닐 것이다. 좋은 시는 가슴을 울리는 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분들의 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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