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한 인도의 코미디 영화라고 해서 보고 싶었다. 레슬링 한다는 것, 아마르 칸이라는 저 배우가 인도에서 엄청난 배우라는 것 이 두 가지는 알고 있었다. 개봉날짜 기다리고 있는데, 롯데시네마에서 더 패밀리~라고 하는 행사에 운 좋게 당첨되어 24일에 보고 왔다. 가기전에는 영화가 근 3시간 (2시간 40분 정도) 되는지 몰랐고 영화표 받고는 이렇게 길어?? 지루하지 않을까? 했는데 기우였다. 영화보는 내내 정말 재밌게 봤다. 3시간 동안 영화가 늘어짐 없이 꾸준히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래서 주말에 가족들 가보라고 표 구매해 줄 생각이다. 참고로 지난번 머니백보다도 훨씬 괜찮았다. 특히 코미디 영화라고 해서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영화에 비중있게 들어간 레슬링 연습이나 경기 장면들은 무척 박진감 넘쳤다. 올림픽 레슬링 경기 생방송 본 적이 있는데 영화에서의 경기 장면이 더 생생한 느낌이었다. 올림픽 생방송은 주로 멀리서 찍지만 영화는 아주 가까이에서 찍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 그리고 레슬링하는 여자 배우들 실제 선수들이 아닌가 싶었다. 대역인지 본인인지 모르겠는데 레슬링을 너무 잘했다. 그리고 영화 앞부분에 나오는 인도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은 인도 전통 경기로 알고 있는데(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봤는데 인기 좋다고 함.) 그것과 레슬링이 실제로 어느 정도 비슷한지 궁금했다. 약간 곡예하듯이 싸웠던 기억은 나는데 레슬링은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대충 스토리는 재능있었던 레슬링 선수였던 주인공은 생계를 위해 레슬링을 그만두는데 자신의 아들을 통해 금메달에 대한 꿈을 이뤄보고 싶었다. 그런데 딸만 낳았고, 어느날 딸이 다른 남자애들 때린 것을 보고 그녀들에게 재능을 발견하여, 훈련시켜 대회에 나간다는 것이다. 영화 앞부분은 딸들 어떻게 레슬링 시키기 시작했는가 등이 나온 코미디(주인공 자매네 사촌 오빠가 코믹역할 톡톡히 함.), 중반 이후부터는 스포츠와 가족의 사랑 등이 들어간 감동적인 스토리가 이끌어 간다. 영화보면서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궁금한데, 인도의 현실을 보고 좀 놀랐다. 레슬링 선수들이 거의 나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고(우리나라로 따지면 국가대표 상비군 되기전까지는 맨땅에 헤딩수준이었음.), 여자들이 14살에 아버지가 정해준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하며, 부엌일 가르쳐 아이낳고 집안일 하는 것이 끝이었다. 당연히 여자 레슬링 선수들이 거의 없었고 기타와 비비타 두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와 경기를 해야 했다. 마지막에 결승을 앞둔 딸에게 아버지는 니가 금메달을 따야 하는 이유는 국가나 너 자신보다도, 지금같이 그저 부엌일 하는 것이 여자의 전부가 아닌 여자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어린 소녀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던데 기타는 정말 결국 해냈다. 인도 입장에서 여자 레슬링 첫번째 금메달이니 그녀가 다른 소녀들에게 많은 본보기가 되었을 것 같다. 그녀들을 통해 수천명의 여자아이들이 레슬링을 시작했다고 하고 말이다.
덧붙여 금메달이라고 해서 나는 올림픽인 줄 알았는데, 2010년 영연방대회에서였다. 무려 80여개의 영연방이거나 이었던 국가들이 참여한다고 하는 것 같은데 인도는 거기서 독립한 입장에서 그에 대한 꺼려함이 없나 싶어서 좀 놀랐다. 동인도 회사, 세포이 항쟁 등등으로 영국 지배하던 식민지 시절은 인도에게 그리 좋은 일은 아닐꺼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영화 내내 기타(첫째) 위주로 이야기 풀어나가는데 비비타(둘째) 이야기도 좀 있었으면 했다. 기타는 55kg 금, 비비타는 51kg 동이라고 하던데 말이다. 그나저나 그녀들의 아버지도 참 대단한 사람이지 싶다. 여자들이 무슨 레슬링이냐..라던 시절에 그렇게 훈련시켜서 국제대회에서 자매가 메달을 딸 정도로 키워내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