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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불평등

[도서] 재난 불평등

존 머터 저/장상미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어릴 때의 나는 재난에 대한 책과 기사를 접할 때 늘 막연하기만 했다. 일본에서 지진이 나면 싼다는 재난가방도 나와는 멀어보였다. 이후 살면서 몇 차례 지진을 겪었을 때도 조금 흔들리는 정도인데 큰 지진은 얼마나 무서울까? 라는 생각에 마냥 두려워만 했었다. 그런데 포항의 지진과 동해안의 산불 등의 자연재해와 재해에 대해 안일했던 탓에 미흡한 대처로 인한 많은 피해들, 그리고 전 세계를 강타하고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전염병 등을 보면서 재난은 이제 내게서 먼 일이 아니라는 걸 차츰 실감하게 됐다. 재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의 불평등 상황에 대한 이슈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던 내게 이 책은 또 다른 긴장감을 준 책이다. (이렇게나 내용이 길어야 했을까 싶게 진부했지만...)

국가간의 불평등보다 한 사회 내에서의 불평등으로 인한 재난 불평등이 나타나는 점이 가장 뼈아프게 다가왔다. 코로나 이전에 쓰여진 책이라 코로나에 대한 얘기는 없지만 마스크를 사는 거 자체도 힘들어했던 취약계층에 대한 기사도 생각났다. 나는 코로나로 마스크 많이 나와서 환경 어쩌나란 대화를 나눴었는데 누군가에겐 목숨이 걸린 일일 수 있고, 나는 이를 자주 잊곤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전반적으로 지루한 책이지만 재난에 대해, 그 속의 불평등함에 대해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 책이다.

재난이라는 말을 쓴다는 것은 때로는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게 자연 발생하는 지구의 리듬에 아무리 겪어도 자연의 움직임을 도저히 예상 못 할 것 같은 인간 사회의 리듬을 엮어내는 일이다. 그러므로 자연이 인간 본성과 만날 때 재난은 불가피하다.

극심한 사회적 불평등은 셀 수 없이 많은 사회적 병폐와 경제적 재난이 발생하는 원천이다. 이는 우리 시대가 맞닥뜨린 거대한 도전 과제다. 재난으로 이익을 챙길 기회를 제거하는 것은 부정의를 바로잡는 일일뿐 아니라 멀어져 가는 우리 서로를 좀 더 가까이 끌어당겨 주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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