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TV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김현정이란 여성을 알게 되었다. 젊고 예쁜데 한복을 입고 다니는 여성... 전혀 의외의 장소에 한복을 입은 젊은 여성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녀의 모습 말고 생각까지 만날 수 있는 이야기라 관심이 가지게 된 책이다. '한국화의 아이돌'이란 부제목을 단 그녀만의 감성적인 작업 노트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펼치자 짧은 글과 함께 순정만화를 연상시키지는 그림들에 눈길을 빼앗기고 만다.
한복을 입은 단아한 모습에 역시나 신세대라는 생각이 드는 모습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글과 그림... 어느 것 하나 과하지 않으면서도 생동감 있는 젊음이 느껴지며 세련되고 예쁘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자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내숭이란 게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자신만의 은밀한 일을 하는 화장실 모습을 담은 그림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편안 자세를 잡으며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자신만의 운치 있는 공간으로 화장실을 만들어 버리는 저자의 글과 그림에 나도 모르게 살짝 입가에 웃음이 퍼진다.
남자친구를 따라 딱 한 번 가 본 당구장... 요즘은 당구여신이란 여자도 있고 당구를 스포츠로 즐기는 여자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순정녀란 이름으로 가채를 얹은 머리에 한복을 입고 큐대를 잡고 있는 저자의 모습은 매력적이다. 저자 자신의 자화상을 담은 올해의 대표작으로 꼽고 싶은 그림이라고 밝힐 정도로 애정을 가진 작품으로 내가 보기에도 너무나 고혹적이고 섹시하고 우아한 매력이 느껴진다.
명품백과 스타벅스 음료, 핸드폰에 커다란 선캡을 쓰고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모습은 한복으로 인해 아슬아슬함과 느껴지는데 정작 저자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는 것이 어렵고 두렵다며 털어놓는다. 나도 한 번씩 이 운동기구를 사용하는데 다음에 이 운동기구를 사용한다면 그 때는 지금과 다른 내 얼굴을 바라보는 것에 조심스러워질 거 같다. 다양한 작품 속에 그녀만의 내숭이 왜 이렇게 예쁘게 느껴지는지..
한복이 가진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 안에 자신만의 내숭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는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고상하고 우아한 척 하지만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는 내숭... 그림이 너무나 예쁘기에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도 저자의 내숭 이야기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고 전시회가 있다면 꼭 가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