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정으로>는 이번에 읽게 된 넬레 노이하우스의 신작 소설로, 필자가 읽은 그녀의 일곱 번째 작품이다. 명성이 자자했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읽고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사악한 늑대>와 <산 자와 죽은 자> 역시 훌륭한 작품이었다. 지금까지 읽은 그녀의 소설들은 모두 한 권으로 끝낼 수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시리즈중 두 권으로 나뉜 채 출간된 작품중 처음으로 읽은 경우라 그간 읽었던 타우누스 시리즈들과 전개나 서사 면에서 얼마나 차별점이 있을지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도 있었다.
타우누스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생동감 있게 그려진 캐릭터들과 차곡차곡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이 펼쳐지는 동안 이어지는 매끄러운 흐름이다. 저자는 필자가 처음 읽었던 그녀의 소설인 <너무 친한 친구들>부터 이런 능숙한 플롯 다루기를 선보였는데 초기작부터 최근 나오는 작품들까지 이런 노련하고 안정적인 서사와 흐름은 넬레 노이하우스 특유의 기법이다. <영원한 우정으로> 역시 그 전의 작품들에 보여준 흐름과 어느 정도 유사한 방식으로 흘러가지만, 곳곳의 디테일이나 기존 등장인물들의 각가지 사연이 겹쳐 조금 더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시킨다는 인상을 받았다.
필자처럼 전에 타우누스 시리즈를 경험해봤던 독자들은 이번 소설 역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한 번도 타우누스 시리즈를 접하지 않았던 독자라면 역시 독일식 이름이나 소설 속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의 압박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직책 또는 가족관계들을 적어놓은 건 기존 독자와 새로운 독자 모두를 배려한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자칫 헷갈릴 수도 있는 여러 인물들의 이름과 배경에 적응하고 나면 작품에 온전히 몰입해 보덴슈타인, 피아와 함께 사건과 범인을 쫓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읽기 전에도 예상했지만 두 권으로 나뉘어 출간된 책이기에 이번 1권만 가지고 완전한 평가를 내리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필자가 최근 몇 년간 건너뛴 타우누스 시리즈 동안 가장 굴곡을 겪고 있는 캐릭터는 아마 보덴슈타인일 것으로 보인다. 그의 가정사와 전 부인과의 관계 등은 나이 들어가는 타우누스 시리즈에 또 다른 감정적 이벤트로 다가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이번 작품 역시 저자의 능숙한 필력이 돋보였고 몰임감은 언제나 보장된 시리즈답게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범인과 범인의 살해동기, 사건의 전말에 대한 궁금증을 최대한 유발시키기에 2권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느끼게끔 끝마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