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렸을 때 나는 피아노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 연습하는 과정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주 조그만한 교습소의 방에서 피아노와 단 둘이 앉아서 같은 곡을 열번까지 한번 한번 집중해서 치는 것이 지금도 산만하기 그지 없는 나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현악기인 바이올린을 시작하게 되었고, 성인이 된 이후 가끔씩 연주를 하고는 한다. 아마추어의 공연이지만 공연을 시작하기 직전, 숨막히는 떨림과 가슴이 두근두근 뛰던 심정. 자주 긴장을 하곤 하는 나이지만 면접이나 발표와 같은 직업으로 하게 되는 일들과는 또 다른 중압감이 나를 짓누르곤 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연습이 너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내가 어떻게 이 좋은 음악을 겨우 연주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전문 연주자로서의 작가도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정신적 부담감을 크게 가진다고 한다. 연주 불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참 공감이 많이 갔다. 즉흥 연주는 더욱 더 잘 될지에 대한 부담감이 들 것 같고 내가 여러 사람들 앞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이게 된다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음악가들은 본인의 음악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인과 타인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개성을 확장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를 위해서 책에서는 순서대로 명상을 하고, 내 자신을 대가라고 세뇌하는 과정에 대해서 단계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악기와 익숙해지고, 충분히 교감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 나가고 내 자신의 음악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단계를 가지게 된다. 비단 연주뿐만 아니라 발표나 강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런 자세는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스피치를 앞둔 상황에서도 자연스러운 이미지 트레이닝과 수없이 많은 연습을 통해서 익숙해지는 것처럼, 꼭 연주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명상과 천천히 나의 말을 음미하면서 도움이 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단계별로 음악(악기)와 익숙해지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내가 해 본것은 단지 기초적인 피아노와 현악기 뿐이지만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 자신의 한계를 알고 노력을 하게 되지만, 긴장과 위축감 가운데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연주를 배우는 나에게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었지만, 스피치라던가 발표상황에서도 쓰일 수 있는 마인드 컨트롤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여러가지 예시를 들으면서 설명을 자세하게 해서 이해가 더욱 잘 되었지만, 가장 맘에 드는 어구로 서평을 마무리하고 싶다.
두려움 속에서 우리는 기대하지만, 사랑이 있을 때 우리는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