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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도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손웅정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그저 여린 막내로만 여겼던 이가 어느 날 보니 팀의 대들보가 됐다. 심지어 유럽의 한 리그를 뒤흔들 정도로 엄청난 능력을 보여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밤잠마저 설치게 만들고 있다. 헤아림이 어려울 만치 어마어마한 돈을 손에 쥔 건 물론이요, 국가대표라는 명예 또한 그를 따르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결과에 열광하기 급급한 입장에서는 이면에 숨겨진 땀방울을 결코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손흥민. 선수 모두가 나름의 장점을 지니고 있기에, 그가 최고의 선수라는 말은 아끼련다. 다만, 지금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그의 지분(?)이 상당한 것만은 사실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그가 부상을 당했을 때 이를 아는 많은 이들은 가감없이 염려를 드러냈었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 그의 영향력은 꽤 크다 하겠다.

그를 떠올릴 때 함께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니 그의 아버지다. 본인도 프로축구 선수였던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아들을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다. 운동 선수의 보편적인 삶과 비교하면 손흥민의 성장 과정은 다소 독특했다. 운동선수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많은 이들은 매우 어린 시절부터 교내 운동부에 소속돼 훈련한다. 지금은 환경이 달라졌다지만, 예전에는 수업을 면제해 줄 정도로 운동하는 아이들의 삶에는 오로지 운동만이 존재했다. 쉼없이 뜀박질한 끝에 거둔 성과가 한 인간의 모든 걸 결정했다. 대학에 진학하거나 프로팀에 입단하는 일련의 흐름이 출전한 대회에서 거둔 성적에 의해 좌우됐으니 다들 ‘1등’을 부르짖는 게 당연했다. 아이 어른 할 거 없이 그 점에 있어서는 한 마음이었다. 시작은 순수하게 운동을 사랑하는 마음이었을지라도 차츰 아이들은 흥미를 잃었고 성공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이 그렇게 끝이 나서는 안 됐다. 운동선수가 되지 못하면 죽는, 그런 인생은 사라질 필요가 있었다.

90분의 시간을 달려야 하는 축구 선수에게 중요한 건 체력이라는 일념 하에 아이들은 운동장을 뛰고 또 뛰었다. 아버지에게 이는 아이의 성장 발달 단계를 고려 않은 가혹한 처사였다. 중요한 건 기본기라는 확신으로 아들 둘을 직접 훈련시켰다. 땅에 공을 떨어뜨리지 않는 리프팅 동작을 얼마나 오랜 기간 반복했을지. 하루라도 일찍 경기에 투입되길 희망하는 입장에서는 견디기 힘들 게 뻔하다. 아버지는 결코 시키고 내빼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자신들과 동일하게 몸을 움직이는 아버지이므로 믿고 따랐다.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는 주어졌고, 그렇게 손흥민은 독일로 향했다.

팀과 계약을 맺고 경기에서 골을 넣고. 상상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이 현실이 됐지만 오히려 아버지는 불안했다. 이 한 경기에서의 성공이 이후 선수 생활에서의 탄탄대로를 보장해주지 않는단 걸 그는 알았다. 오히려 마음이 들뜨고 겉멋이 들어 훈련을 게을리 한다면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내리막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 이런 긴장감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고 말해도 되는 이 시점에도.

겸손하되 부당함에는 당당히 맞서기를. 선수이기에 앞서 인간이어야 한다는 가르침은 아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어진 게 아니었다. 책에서 그는 자신의 선수 시절에 대해 축구를 알지 못했다며 겸손히 표현했다. 그가 몇 안 되는 자신의 취미로 언급한 독서는 어쩌면 이른 은퇴 이후 찾아온 힘겨운 순간들을 아들이 되풀이하진 않길 바라는 마음의 발로였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삶 자체가 본디 유한하다지만, 유독 짧은 게 운동선수로서의 생애다. 제2, 제3 의 시기를 맞이해야만 할 때 주저앉지 않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책에서 읽혔다.

두 사람의 삶의 여정을 본의 아니게 엿보았다. 한창 인기 있는 축구선수인 손흥민 선수도 물론 관심이 갔지만, 그런 아들을 직접 길러낸 아버지 손웅정의 이야기는 특히 흥미로웠다.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었다. 여전히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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