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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론

[도서] 정의론

존 롤즈 저/황경식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지난 2002년 타계한 존 롤스는 ‘정의’라는 하나의 주제만을 평생 연구한 사람이었다. 이 책이 출판된 것이 1971년임을 감안한다면,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을 정도이다. 처음 그의 정의에 관한 원칙을 접한 것은 다름 아닌 ‘사회복지의 윤리와 철학’ 이라는 전공 과목에서였다. 그 이후로 사회학과 전공수업에서, 경제원론 책에서, 행정학 책에서 등등. 잊을만 싶을 때마다 나는 그의 이름을 접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의라고 하는 주제는 너무도 추상적이기에, 기껏해야 주관적인 소견만을 피력할 수 있는 영역이건만, 존 롤스의 정의론은 그 두께에서만도 모든 이들을 압도한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내용에 있지 않나 싶다. 존 롤스 이전까지의 정의는 그저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 수준의 규범에 불과했다. 뉴딜 정책의 영향으로 사회 복지 정책이 극대화 되어 가던 분위기 속에서 이를 뒷받침 해주는 사상적 기반으로서 공리주의가 존재했다. 그리고 이는 자칫하면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소수의 이익이 희생되어도 좋다는 식의 전체주의로 발전할 가능성이 그 안에 내포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대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에 대한 대안을 발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고, 그 시점에서 바로 존 롤스는 이 책을 썼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서로 양립할 수 없다고 보여지던 것들에 대한 일종의 통합이라고 해도 될까? 물론, 존 롤스의 정의론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그가 자유를 우선시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만 보아도 명확해진다. 기회에 있어서의 평등을 전제로 한 자유.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회가 그러하듯, 이 원칙만으로 운영되는 사회는 불평등이라는 또 하나의 문제에 봉착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물론 기회의 균등에 기반한 결과의 차이는 각 개인의 노력 정도의 차이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계급의 재생산 문제 앞에서 이러한 해석은 무기력해지게 마련이다. 그는 이미 이러한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고, ‘계급간의 보다 큰 격차는 민주주의적 평등뿐만 아니라 상호 이익의 원칙마저도 깨뜨리고 만다.’는 문장을 통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되어야 함을 언급하였다. 그랬기에 그는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 이득이 되어야 한다는 제 2원칙을 내세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다소 경제학적(?)인 그래프를 이용한다. 다소 단순화된 감이 없진 않지만 이는 그가 내세운 원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명확하게 해주었다. 즉, 사회 내에 3가지 계층이 존재할 경우, 각 계층의 특정 정책의 시행으로 인하여 얻는 이익에 대한 기대감은 서로 다르게 되고, 그 지점들 중 최소 수혜자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지점이, 다른 계층의 이익은 최대화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정의의 측면에서는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 것이다. 이는 오늘날 역차별 논란을 빚고 있는 소수자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과 관련하여 좋은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날 우리 사회는 경제 성장 이데올로기 하에 개개인의 권리와 관련된 많은 부분들이 억압당해왔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IMF 이후 침체된 경제 상황 속에서 모든 부담은 결국 약한 자의 몫이 된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일자리를 잃었고, 여성은 가정으로 돌아가 전통적인 여성상에 입각한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권력을 지닌 이들은, 그들이 경제 혼란의 책임자일지라도, 오히려 더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본적 자유와 경제적 사회적 이득과의 교환을 허용하지 않는다.” 존 롤스의 이 한 문장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노동자들의 파업은 언제나 불법이며 엄정 대처해야 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우리 사회에도 그 어떤 권력의 침탈도 받지 않는 ‘기본적 자유’가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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