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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의 전차 궤도는 그들이 좋아하는 잠자리이다. 왜냐하면 레일은 코리안들이 잘 때 목을 쉬게 하는 딱딱한 베개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끔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기진맥진한 유령처럼 돗자리에 줄지어 누워 있는 것을 본다. 그들은 시원하고 편안한 레일에 목을 베고 쉬면서 황홀경에 빠져 코를 곤다. 하루는 밤 11시 30분 올빼미 차(심야 통행 전차)가 연착하였다. 해당 지역에서 노숙하던 이들은 기차가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는 것을 모른 채 평소 시간에 쉬고 있었다. 비극적인 결과로 두 명의 목이 잘리고 소동이 벌어졌다. 그 이후로 회사는 전신주마다 어떤 사람도 전차 궤도에서 잠을 자서는 안 되며, 궤도는 개인 소유물이지 공공의 베개가 아니라고 선언하는 성명서를 붙였다.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벽보의 내용을 읽고 시민들은 분개했다. 이튿날 밤, 벽보는 대부분 찢겨 나가거나 지워졌다. 이렇게 폭동이 급박해지자 회사는 조건부로 항복하였다. 승리한 주민들은 전기 단두대와 같은 차가운 스틸 위에 용감하게도 그들의 목을 올리고 밤공기를 계속 즐겼다. 현재 올빼미 차는 일정표대로 달리거나 아침까지 귀로를 연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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