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뭐, 착한 커즌 우르술라가 그자의 자식인 건 틀림없으니까요. 부모의 죄는 자식에게 대물림되는 법이죠.
사랑하는 딸의 결혼을 반대하는 어머니. 딸의 결혼을 반대할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사연은 편지에 담겨 딸에게 전해졌다. 회색 여인이라 불리던 아나 셰러의 사연, 언젠가 별기대없이 읽었다가 느닷없이 훅 들어온 반전에 소름이 끼칠정도로 전율이 일었던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회색 여인>이다. 다시 읽어보니 정성스런 복선이 눈에 확 들어온다.
재독이어서 그런건지, 번역의 차이인지 이해도 한결 쉽다. 결말을 알면서도 아나와 아망트의 도피에 긴장되고 잡힐까봐 초조해지는 건 왜일까? 미친듯한 몰입감은 재독이어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