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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도서] 고발

반디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북한의 솔제니친이라 불리며 대한민국보다 서구에 먼저 알려져 주목을 받은 작가, 어둠의 땅 북한을 밝히는 반딧불처럼 필명이 '반디'인 작가가 목숨걸고 몰래 외부로 반출한 소설집인데 그 어느 다큐멘터리보다 더 북한의 실상을 고발한다.

한번 반동으로 찍히면 본인 뿐 아니라 아들, 손자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는 최악의 연좌제로 임산부는 중절을 선택하고 (탈북기) , 혁명화된 기술자는 이용만 당하다가 제거된다 (빨간 버섯). 극심한 식량난으로 남편이 출근한 후 아내는 남편 몰래 개죽같은 것으로 허기를 면하지만 (탈북기) 우상화는 극에 달해서 세살난 아들이 수령의 사진을 보고 울었다는 이유로 추방당하고 (유령의 도시), 통행증이 없으면 부모가 위독해도 고향에 갈 수가 없으며 (지척만리), 1호 행사는 주민들의 교통을 며칠 째 마비시키지만,  오히려 수령은 '인민의 불편 모르는 행복한 여행길' 을 보장한다고 선전한다 (복마전).
공산당에 가입하면 평생 이밥에 고깃국을 보장 받을 줄 알았지만 일평생 말처럼 충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는 것은 쇠붙이 훈장 뿐이고 (준마의 일생), 김일성 수령이 죽자 조문은 수 개월째 이어져 배고픈 주민들은 꽃 채취에 내몰리지만 길들여진 주민들은 배우들이나 함직한 무대자감으로 눈물을 흘리며 수령을 애도한다. (무대)
한글로 씌어져서 읽을 수는 있으나 문체나 단어가 많이 낯설고 각주 없이는 뜻을 헤아리지 못할 말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쓰지않는 속담도 문득문득 눈에 띄고, 간혹 '손톱여물 썰기' 등 멋진 표현도 있다. 90년대에 씌어진 북한의 지옥같은 현실을 고발한 이야기지만 지금은 그 때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의문이다.
"궁극적으로 작가의 임무는 우리를 특정한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조명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증언하는 것이다." 
소설집 <곰과 함께>의 서문 -

탈북기
발명가이자 기술이 좋은 민혁 삼촌은 민혁이 연 만들어줄 재로를 찾다가 아내의 약을 발견한다. 의사 친구에게 물어보니 피임약이란다. 그렇게 아기를 기다렸건만 피임약:? 게다가 또 의심스러운 것이 출근 후에 아내는 한 번더 밥을 짓는다. 불시에 닥쳐서 보니 개죽을 끓이고 있다. 야근이 일찍 끝나 집에 갔더니 왠 남자가 황급히 도망가고 아내는 옷이 흐터러진 것이 수상하다. 급기야 아내를 다그치는데......
땅뙤기 좀 가졌던 아버지는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지주로 몰린데다가 냉상모를 죽여 반동으로 몰린 후 강제 이주를 당하고 '적대군중'으로 낙인이 찍힌 자식과 손자는 진학도, 승진도 못하고 차별을 받는다.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낳아서 기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 아내는 임신 중절을 하고 피임약을 먹기 시작하고 배급된 식량이 모자라 남편 출근 시킨 후 개죽으로 끼니를 때웠던 것.  당원으로 가입하면 반동 신분에서 벗어날까하여 아래층 부문당비서에게 부탁을 해 보지만 부문당비서는 아내에게 흑심을 품고 있다.  리일철은 반동신분에서 벗어날 길 없는 땅을 탈출하려한다.  

탈북 여성 황선희의 수기 <19년 - 탈출, 인신매매, 도망 그리고 되찾은 희망>가 기억난다.
교통사고를 냈다고 8년형을 자식들은 대학진학길이 막힌다는.

유령의 도시
피살자 유가족 한경희의 세살난 아들은 마르크스, 김일성 초상화 (어비)에 경풍을 일이킨다. 국경절 행사를 앞두고 한경희는 두 초상화를 가리기 위해 커튼을 두껍게 치다가 당에 적발당한다. 접선 암호로 의심받자 아들이 두 초상화를 무서워한다는 이야기를 대수롭지않게 하는데. 국경절 당일 폭우가 쏟아지다가 행사 사십오분 전 그치고 그 짧은 시간에 백만 시민이 행사장에 집결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하지만 한경희네 가족은 평양에서 추방당한다. 가정혁명화에 등한하고 자녀 교육을 작못하여 행사에 해를 저지른 죄로. 피살자 유가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령이 구라파를 배회한다. 공산주의 유령이......(공산당 선언 첫 대목)
토영삼굴(兎營三窟) ? 토끼가 세 개의 굴을 파다, 안전을 위해 대비하다.


준마의 일생

땔감을 구할 수 없어 다들 추위에 떨고 있는 겨울, 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은 마부 설용수는 13번째 훈장을 받은 날 그 훈장들을 앞에 놓고 망연자실 상태다. 젊은 시절, 전영일의 아버지와 같이 공산당 입당 기념으로 심은 느티나무 가지를 군에서 통신선이 자나가는데 방해가 되니 자르려하자 도끼를 휘두르며 위협하여 쫒아내고 주재원 전영일은 설영수를 찾아간다.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만 기다리며 평생을 당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왔건만 남은 건 쇠붙이 훈장 뿐.  전영일이 다녀간 후 설용수는 목숨처럼 생각하던 느티나무를 도끼로 찍어  불살라 아궁를 지핀 후 설용수는 심장마비로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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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밥이며 기와집이며 주렁진다는 열매들을 바라고 한뉘를 허위단심 달려 온 자기에게 그 열매들 대신 차디찬 쇠붙이만을 이마빡에 달아준 병신 같은 저놈의 느티 나무를 선로공들에 앞서 자기가 먼저 요절을 내고 싶었노라고 107

지척만리
홀어머니와 여동생을 떠나 군에갔다가 제대했지만 집단 배치 명령으로 함경도에서 광부 생활을 하는 명철은 고향에 갈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약혼녀를 함경도로 불러 가정을 이루고 살며 고향을 그리다가 ;모친병 위급 급래'  전보를 받는다. 세번씩이나 여향허가를 신청하지만 고향땅에 1호 행사가 있어서 번번히 거절당한다. 
솔뫼라는 고향이 그 어디 도쿄나 이스탄불이라도 된단 말인가! 제 나라 제 땅 안에 있는 고향땅이 이처럼 아득하고 막막한 곳으로 되다니! 허락한다면 천리든 만리든 걸어서라도 떠나보련만 그 마저 허용하지 않는 '여행 질서'였다.  
명철은 목놓아 울며 땅이라도 치고 싶었다. 하나 때로는 울음도 반항으로되는 법이다. 반항 앞엔 오직 가차없는 죽음 밖에없는이 땅, 그래서 아파도 웃고 쓰거워도 삼켜야만하는 것이 이 땅의 체질이었다. 122

"어머니가 저세상 문고리를 지구 기다리신대두 이 아들은 못갑니다. 못-가요, 어머니!"

여행증없이 홧김에 기차에 올라 천신만고끝에 고향땅에 도착하지만 주민 통제  사업에 걸려 고향땅을 지척에 두고 끌려가서 22일간 노동단련소에서 고생만 하다가 돌아온다. 조롱을 찢어 고향에서 가져온 영철의 처지와 같은 종달새를 날려보내고
길들었구나!... 불쌍한 것들!
영철은이라는 연로보장을 목전에 두고 죽은 어머니의 '모친 사망' 부고를 받는다.



복마전
출산을 앞둔 딸의 집에서 손녀를 데려오던 노부부는 1호 행사 때문에 32시간째 시골역에서 발이 묶인다. 시골역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식량은 떨어져간다. 
'무슨 놈의 1호 행사가 이리도 길어? 무슨 놈의 1 호 행사가 이리도 사람을 죽이냐 말야?' 하나 입 밖에 뻥긋도 해볼  수 없는 그 불만이었다. 지금의 '1 호 행사'란 김일성이가 이 철길로 지나가게 된다는 신성불가침의 말이다. 그러니 설사 살인 강도를 저질러도 살 수 있다 해도 그 말에 불만 비슷한 것만 표현했다가도 고양이 앞의 쥐 신세를 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고양이'들이 지금 박 안의 박씨처럼 역 구내외의 그 어디에나 배겨있을 것이었다. 바로 옆의 사람이 함께 고통을 겪는 척하는 그 고양이 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디다 대고 찍,찍이나 해본 단 말인가.. 그러니 시어미 역정에 강아지 배라도 차볼 수 밖에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었다. 154

딸과 손녀를 두고 동생네집으로 해산에 좋다는 멧돼지열(멧돼지 쓸게)을 가지러가던 오씨는 1호 행사로 역시 통제된 도로를 걷다가 어버이 수령 김일성 일행을 만나고 자동차를 얻어타는데
오 씨는 이제 와서야 철길에 내려진 1 호 행사는 뭐고 도로에 내려진 1 호 행사는 뭔지를 똑똑히 깨달을 수가 있었다. 알고 보니 김일성은 자금 철길도 도로도 동시에 이용하며이 길을 달리고 있는 것이었다. 철길 쪽이 좋을 때는 열차를 타고 해안 경치가 아름다운 이런데서는 승용차를 굴리면서. 
1호 행사가 끝나고 첫| 개찰을 시작한다는 소리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손녀는 다리가, 영감은 허리가 부러졌지만 오씨는 '인민의 불편 모르는 행복한 여행길' 홍보에 이용당하고 오씨는 영감에게 복마전 이야기를 들려준다. 열길 울타리에 두러쳐진 동산에 사는 마귀가 종들을 학대하지만 좋들은 아프거나 슬펃도 웃음소리 밖에 낼 수 없는 악마술에 걸린 이야기.  



무대
기업소 주재원인 홍영포의 아들 경훈은 군에서 군무자 예술 축전을 준비하던 중 불온한 무대자감극을 하다가 생활제대 (불명예 제대)하고,  김정일이 후처한 사실을 말한 죄로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아비를 둔 김숙이와 사귀는 등 늘 걱정거리다.
김일성 사후 석달 째 각 조문소마다 조문이 이어지자 시내의 꽃은 씨가 마르고 인민들은 산으로 들로 꽃 채취에 나갔다가 낙석이나 뱀에 물려 죽기까지 한다. 이 조문 기간에 아들 경훈이 술을 마시고 반동의 딸과 연애를 한다는 첩보로 홍영표는 문책을 당하고 아들을 추궁하던 중 아들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진실한 생활이란 자유로운 곳에만있을 수있는 것입니다. 억압, 통제하는 곳 일수록 연극이 많아지기 마련이구요. 얼마나 처참해요. 지금 저 조의장에선 벌써 석 달째나 배급을 못 타고 굶주리는 사람들이 애도의 눈물을 흘리고 있어요. 꽃을 꺾으려고 헤매다 독사에게 물려 죽은 어린 아이의 어머니가 애도의 눈물을 흘리고 있단 말입니다. 그래 그들의 눈물이 진실이란 말입니까. 예? 백성들을 이렇게 지어낸 눈물까지 흘릴 줄 아는 명배우들로 만들어 버린 이 현실이 무섭지도 않은가 말입니다. 백성들이 죽지못해 흘리는 눈물을 두고 충성이요 일심단결이요 하고 외쳐대는 사람들은요? 그들은 어리석지 않은가요? 연극 무대란 막이 꼭 내려지기 마련이라는 걸 아버지는 아셔야합니다." 209
조문소에 가 보니 김숙이의 엄마가 눈물을 흘리며 조문을 하는 것을 보고 배우들이나 함직한 무대자감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홍영표는 자신의 연극무대 막을 스스로 내린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그 매서운 눈들과 귀들과 주먹들로 그에게 사십오 년간이나 직접 훈련을 시켜오고도 모른다니 말이 됩니까? 214
 
'손톱여물 썰기'라는 멋진 표현도 있네.


빨간 버섯
도일보사 특파기자 허윤모에게 의사인 죽마고우 송명근이 찾아와서 장공장 기사장인 이모부 고인식의 구명를 부탁한다. 고인식은 평양에서 기술자로 남부럽지않게 살았으나 한국전쟁 때 처남이 월남한 이력이 드러나면서 '이력 기만'으로 '혁명화'조치를 당해 ㄴ시로 좌천되었다. ㄴ 시에서도 장공장 기사장을 지냈으나 아내가 죽고 어린 남매만 남은 상태에서 된장공장의 원재료가 부족해지자 원료기지 책임자로 보낸다. 말이 원료기지 책임자이지 산속에서 원시적인 생활을 하며 땅을 개간하여 작물을 키우는 일이지만 고인식은 자식들을 돌보지도 못한채 맡은바 책임을 다한다. 
허윤모는 고인식을 인터뷰하여 그의 공로를 알리고자하지만 그 공은 당이 채어간다. 
우리 사회에서 당의 영도를 떠난 개인의 성과라는 게 있을 수 있나, 응? 도대체 기자라는 사람이 당성이 없단 말이야. 244
그럼에도 불구하고 ㄴ시에 몇 달째 된장 공급이 끊어지자 당에서는 재료 수급을 위해  '도토리 과제'가 떨어지고, 허윤모에게 있지도 않은 ㄴ시 장공장 생산 정상화 보도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당의 무과오성을 위해 생산차질의 책임을 고인식을 희생양 삼아 고인식을 직무태만으로 재판에 넘긴다. 변호사도 없는 재판.
이 모든 일은 빨간 버섯같은 시당 청사, 즉 공산당에서 벌이는 일이고 고인식은 재판 도중 실성하여 헛소리를 한다.
" 여보시오, 그 빨간 버섯을 뽑아버리고 가시오. 무서운 겁니다. 그게!"
그 빨간 버섯이란 '속은 물론 겉까지도 빨개야한다며 벽돌뿐이 아닌 기와에까지 첨가제를 섞도록 하여 지은 빨간 공산당 청사를 지칭하는데, 얼마전 원료공장에서 빨간 버섯을 먹고 식모 하나가 죽고 나머지가 크게 아팠던 일을 빗대어 이야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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