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획자로 시작해서 프로그래밍을 독학으로 배웠는데 (지금도 배우고 있지만)
이 책을 읽은 후 프로그래밍에 대한 생각 자체가 달라졌다.
요새는 C 같은 로우레벨 언어로 시작하지 않기에,
특히 자바나 C#, 파이썬 같은 언어로 시작한다면,
프로그래밍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건지를 모르고 그냥 문법대로 실행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얕은 이해밖에 할 수가 없다.
때문에 각각의 프로그래밍 언어는 일종의 블랙박스로 보이며, 그래서 문법은 그냥 마법의 키워드이며, 이해보다는 외워서 쓰면 된다는 식이 되기 쉽상이다.
이 책은 그런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실제로 컴퓨터에게 무엇을 시키는지를 매우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컴퓨터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를 전구와 전선을 잇는 수준에서 시작함으로서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그냥 '언어' 에 불과하다는 깨달음의 순간을 선사한다.
책은 꽤 두껍고 일일이 다 읽기에는 잡다한 내용도 많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세상 모든 기술에는 역사가 있고, 그 역사에 의해 맥락 (context)가 생긴 것이다.
기술을 기술로 바라보지 않고, 역사속의 개선과정이며, 진정 무엇을 위해 기술들이 생겨났는지,
프로그래밍 언어란 결국 무엇을 하는 행위인지, 왜 그런 형태가 되었는지
이 책을 봄으로서 한발자국 깊게 들어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