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대화

[도서] 대화

리영희 저/임헌영 대담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대화/ 리영희/임헌영 대담/한길사/2005

전환시대의 논리로 너무나 유명한 리영희 씨가 사망하기 5년전 후배 언론인과 나눈 대담형식의 자서전입니다. 이 분은 20세기 우리 나라의 진보적 언론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이분이 쓴 책인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라는 문구는 최근 국회 청문회에서도 언급되어서 화제가 되었죠. 당시 이 질문을 받은 이가 날개 뿐 아니라 머리가 있어야 된다는 논지로 대꾸했다는데 그 대목에서 제 입에서 불쑥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습니다. '뇌도 좌뇌와 우뇌가 있다' 뭐, 시덥잖은 토달기 이긴 하지만 그 순간 너무 밉살스러워서 말이지요. ^^

 

이분은 그 당시에는 드문 엘리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많은 엘리트들과는 달리 민족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전쟁(외국어에 능력이 있는 죄로 군대에 7년 복무하게 됩니다)과 자유당 독재, 군인정권의 야만성을 겪으면서 50-70년대까지는 이 허울뿐인 민주주의 사회인 남한 사회에 대해 염증도 많이 느꼈고, 외신 기자 였던 만큼 국제 정세에 밝아 사회주의적(공산 주의가 아닙니다) 혁명으로 외세를 물리치고, 국민 대통합을 이루어낸 중공이나 베트남 공산 정권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민족주의적 정의감의 발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김일성이 아무리 소련이나 중국에 대해 점차 자주적인 모습을 갖추어갔다 해도 민족 상잔을 일으킨 전쟁에 대해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으며 공산 정권이라고 하는 것이 이상만 내세우고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욕구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나서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적절한 배합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리영희씨의 가장 특기할 만 한 점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이중성 아니, 다면성을 파헤졌다는 것에 있습니다. 수많은 조약, 보고서, 연구서 등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도출해낸 자료로 기사를 썼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고초를 당하기도 했으나 리영희 씨의 글들로 인해 우리 나라 지식인들도 한명 한명 미국이 본래부터 어메리카 퍼스트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미국은 자신의 이익(혹은 편의)을 위해 일본에 동아시아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고 싶어했고 그것은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일 간의 노골적인 감정골을 어쨌든지 빨리 정상화 시키라고 압력을 넣고 있고, 그래서 작년 말 위안부 합의 조약이라는 사실상 아무 것도 합의한 것은 없는 조약이 나오게 된 것이지요. 이것을 모르고 일부 보수단체가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치열하게 온 몸으로 부딪쳐온 리영희 씨는 20세기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었던 지성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의 냉철한 지식과 꼿꼿한 성정, 검소한 생활, 행동하는 양심, 더구나 적절한 자뻑과 유머까지 이런 지식인이 요새는 어디 있나 이런 생각이 들게 되네요. 요즘, 한국 정치사의 큰 변혁기에 서 있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리영희씨가 살아 계신다면 이 사태를 뭐라고 하실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 다시 전환시대입니다. 읽어봐야 겠습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