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히데오의 책은 생각보다 많이 읽지 못했던 것 같다. 국내에 알려져 있는 일본작가들중에서도 상위랭크라 말할 수 있을텐데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은 마돈나, 걸, 최악, 스무살도쿄, 팝스타존의수상한휴가 정도랄까..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만족할만큼의 책은 아니었던지라 몇달동안은 그의 책을 접하지 못했었다. 헌데 이번에 방해자라는 타이틀을 달고서 3권이나 되는 분량으로 출판이 된터라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꽤나 인상적인 표지와 소장욕을 한껏 불러일으키는 아담한 사이즈의 양장본인지라 결국 내것으로 만들고 말았다.
책에서는 조금 독특하게도 몇년전 아내와 사별한채 독신으로 살아가는 형사 구노, 평범한 가정에서 주부 쿄코, 불량 학생 유스케. 이렇게 3명의 인물을 중점으로 시점이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무런 연관도 없을 것만 같은 이들이 조그마한 사건들을 시작으로 마주치게 되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친다.
오쿠다 히데오의 그간 책에서도 느꼈지만 그의 작품에는 인물이나 상황의 묘사가 생동감있게 잘 나타나는 것 같다. 마치 살아있는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이번 책은 3권이나 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쉽고 빠르게 읽혀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는데 흡입력이 상당했다.
사실 방해자는 오쿠다히데오의 초기작품중의 하나이지만..늘 그렇듯이 번역되어 출판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니 이 부분은 어쩔 수 없겠지만 늘상 아쉽다. 대부분의 외국소설이 국내로 들여오는 중에 여러가지 절차를 거쳐야됨은 물론이고 번역기간까지 생각하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더군다나 제대로된 번역가를 만나지 못하면 졸작이 되버리는지라..직접 외국어를 배워야 할까 싶기도 하다. 그간 읽은 오쿠다히데오의 책중에서 단연 돋보이고 마음에 들었던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초반 방해자라는 제목에 의문을 품었었다. 책을 읽는내내 좀처럼 감이 잡히지를 않아서 추상적인건가 싶었는데 이제는 어렴풋이나마 왜 방해자인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