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상처를 지닌 맥이라는 사내가 오두막에서의 몇일 동안 겪은 일을 담은 오두막은 반년간 슬럼프에 빠져서 독서를 하지 못하고 있던 저에게 있어서도 특별한 책이었습니다. 책의 내용보다는 책을 통해 떠올린 기억들과 느낌을 적어보려 합니다.
어릴 적 친구를 통해서 하나님의 존재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으로 내딛은 발걸음이었지만 어느 순간 하나님에 몰입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믿음은 사라지고 불신이라는 감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나에게 아무런 대답도 들려주시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하나님은 저에게서 멀어져갔습니다.
하지만 제가 진정 힘이들때 의지할 수 있는것은 하나님뿐이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이 너무나 이기적이란 생각을 가졌지만 본능적으로 외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필요에 의해서만 하나님을 입에 담았고 그 존재를 찾으려 발버둥쳤습니다.
모습도, 성별도, 이름도, 연령도 모르는 신적인 존재를 찾아서 세상에 증명하려 한것일지도 모릅니다.
행복속에서 행운을 찾듯이 곁에있는 오두막을 보지 못한채 보이는 오두막만을 찾았던 것이었습니다.
나를 향한 주변의 무수히 많은 손길을 보지 못한채 내가 내미는 손길을 잡아주기만을 바라기만 했던겁니다.
정작 나의 손길을 바라는 존재들을 무시한채 말이죠. 어쩌면 내가 잡은 손길이 언젠가 나를 떠나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책소개에서 하나님이라는 글을 보았을때 종교적인 관점에서 쓰여져 나에게 강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오두막은 그런 불신조차 싹 씻어주었습니다. 저는 종교를 믿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신론자도 아닙니다. 신적인 존재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적은 없으니까요. 다만 종교에서 신을 하나의 존재로써만 부각시키는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조차도 신적인 존재의 모습중 하나에 지나지 않을텐데 말이죠. 저 하늘의 태양에도 땅 위에 피어있는 풀 한포기조차도 하나님의 모습일 수 있고 손길이 스쳐있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사랑받도록 창조되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사랑받지 않는 것처럼 산다면 그게 바로 당신 삶을 제한하는 거예요."
이 말을 보고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범하고 있는 오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계를 만들면서 위를 향하지 않고 아래쪽만을 바라보는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책에서의 오두막은 절망, 분노, 아픔, 슬픔등과 같은 마이너스 감정들이 모여서 형태를 이룬것이었습니다.
그것들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기에 기쁨, 웃음, 희망과 같은 플러스감정을 감싸안은채로 자신을 가둬둡니다.
다른 무언가가 침범할 수 없도록 문을 꽉 닫아둔채로 말이죠.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오두막은 자리를 잡습니다.
하지만 오두막은 부수거나 없앨수 있는것이 아니었습니다. 방법이 있다면 문을 열어둔채로 자유롭게 해주는것이었습니다.
앞으로는 하나님을 찾으려고 발버둥치지 않으려합니다. 이제는 깨달았으니까요.
다만 제가 하나님의 품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려 합니다.
다시는 내 안의 오두막이 문을 닫은채로 사라지지 않도록 말이죠.
끝으로..오두막은 400p에 이르는 상당한 분량에 내용 또한 쉽지는 않았습니다. 종교적인 언어나 논리적인 측면에서의 대화들은 제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모든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하는게 아닌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