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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도서] 메트로폴리스

벤 윌슨 저/박수철 역/박진빈 감수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제목 : 메트로폴리스 -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

저자 : 벤 윌슨

출판사 : 매일경제신문사

 

 

 


'메트로폴리스-인가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라는 큰 제목과 부제목을 달고 나온 책이다. 그 밑에 쓰여진 말은 '문명의 창조, 발전, 교류에 관한 황홀하고 위대한 서사!'이다. 즉,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도시를 통해 분석해보고 쓴 책이다.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두께가 엄청나다. 650페이지가 조금 넘어가는 쉽게 읽기는 어려운 분량이다.

 

목차를 적어보겠다.

1장 도시의 여명 - 우르크 기원전 4000~1900년

2장 에덴동산과 죄악의 도시 - 하라파와 바빌론 기원전 2000~539년

3장 국제도시 - 아테네와 알렉산드리아 기원전 507~30년

4장 목욕탕 속의 쾌락 - 로마 기원전 30~537년

5장 다채로운 식도락의 향연 - 바그다드 537~1258년

6장 전쟁으로 일군 자유 - 뤼백 1226~1491년

7장 상업과 교역의 심장 - 리스본, 믈라카, 테노치티틀란, 암스테르담 1492~1666년

8장 카페인 공동체와 사교 - 런던 1666~1820년

9장 지상에 자리 잡은 지옥 - 맨체스터와 시카고 1830~1914년

10장 파리 증후군 - 파리 1830~1914년

11장 마천루가 드리운 그림자 - 뉴욕 1900~1939년

12장 섬멸 - 바르샤바 1939~1945년

13장 교외로 범람하는 욕망 - 로스앤젤레스 1945~1999년

14장 역동성으로 꿈틀대는 미래 도시 - 라고스 1999~2020년

 

목차만 봐도 알겠지만 시대 순서대로 '저자가 생각하는' 주요 도시를 뽑아 특정 키워드를 가지고 도시를 분석하며 문명의 발전 과정을 그린 책이다. '총, 균, 쇠'나 '사피엔스'가 생각나는 책이고 저자도 그걸 의도하고 쓴 것 같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 두 종류의 책과 달리 이 책은 저자의 생각이 많이 담겨있는 책이다. 지식을 집대성했다기보단, 도시라는 하나의 생명은 없지만 역동적이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거대생명체를 관찰하고 이해해보려고 쓴 글처럼 느껴졌다. 물론 그렇다보니 철저하게 감성은 배제하고 지식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아쉬운 내용도 있었지만, 각각의 대도시들의 가장 큰 특성을 분석하고 현재 또는 다른 도시들에 대입해보며 잘 쓴 책이다.

 

너무 좋게 읽었다. 담겨있는 내용도 많고 유익했으며, 인류 발전 과정을 도시로 분석해보는 시도 자체가 너무 좋았다. 문명 발전과 도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의도한 내용과 표지에 쓰여진 거창한 말과 내용 간에 너무 아쉬움이 많이 존재한다. 우선 난 이정도 분량으로 설명할 때 도시들의 흥망성쇠와 문명의 발전 정도 혹은 도시만의 독특한 특징, 인류 문명사에 끼친 영향, 이후의 도시 등에 대해 설명이 되어 있을줄 알았다. 하지만 목차에 나온 특정한 키워드에만 포커스를 맞춰 설명을 하고 있고 다른 부분에 대한 설명은 너무 단순하게 넘어간다. 또 키워드에만 포커스를 맞춰 설명하다보니 각각의 장마다 쓰여진 내용의 색채도 많이 다르고 글의 깊이가 달랐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거대도시들인 로마, 런던, 파리, 뉴욕 등을 설명하는데 너무 단편적인 부분만 설명하다보니 아쉬웠다. 로마는 목욕탕에서 벌어지는 사교 활동에 집중해서 그리는 부분이 있었고, 런던은 주식 거래소가 처음 생긴 카페의 발전과 변천, 파리같은 경우는 뭘 말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설명하거나 언급한 예술작품을 나열하고 인용하다 끝났다. 방금 언급한 챕터는 인류문명사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예술로 바라본 대도시의 과거' 정도 제목이 딱 맞지 않나 싶다.

 

또한 인류문명사를 그리고자 하였는데 너무 부족하다. 저기 나온 도시들 중 3장 이후론 유럽 문화권을 벗어난 도시가 바그다드, 믈라카, 테노치티틀란, 라고스만 언급되고 끝난다. 그마저도 바그다드는 식도락에 대한 설명만 하다 끝나고, 믈라카, 테노치티틀란은 각각 포르투갈, 스페인에게 점령당했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라고스만 거의 유일하게 도시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 영국이 청나라를 아편전쟁으로 무너트리기 전까지, 전 세계의 무게추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권이었다. 수백년간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 과거부터 교역을 많이 하던 상하이, 항저우, 그리고 그 외에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서울, 도쿄 등 도시뿐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등 특별한 도시들에 대한 설명은 중간중간 잠깐 나오면서 끝난다. 상업과 교역의 심장은 왜 유럽에 있는 도시들만 언급하나? 오히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의 도시들이나 중동의 도시들이 언급되어야 옳은 것 아닌가? 파리는 파리 증후군이란 이름으로 예술작품 인용하기 바쁜데 정작 산업혁명 이전 인류 발전을 이끌어온 도시들을 아예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는건 너무 유럽 중심적인 사고이다. 저자가 인류문명사라 이름 붙이긴 했지만 그냥 자신이 다녀본 도시 위주로 쓴 내용이 아닌가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저자의 필력이 너무 떨어진다. 예술 작품, 과거 소설가나 유명인들의 말을 그대로 인용만 해온 부분이 문단으로 인용해 올 정도로 너무 많고, 그런 문단 사이 사이를 매끄럽게 이어주지 못한다.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지만 정보를 전하는 내용보단 그 도시의 당시의 느낌(?)을 전해주려는 필체나 뉘양스가 의구심을 들게 한다. 그리고 화가의 그림을 설명하는 페이지가 잔뜩인데 그림이 너무 없다. 사진과 그림이 훨씬 많이 포함되어야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가독성도 떨어져 '총, 균, 쇠'나 다른 집대성한 책들을 읽었을 때와 달리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 또, 도시마다 너무 좁은 내용을 다루는 듯 해서 저자의 선택에 의심도 간다.

 

뭐 이렇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책이 좋지 않다는건 아니다. 아쉬운 점이 있어 대작으로 평가받는 책들과 비교해 아쉽다는거지, 내용은 매우 양질이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조사해 책을 집필한 것을 알 수 있다. 고대 도시의 탄생과 초창기를 묘사한 부분이나 20세기 이후 도시들의 설명과 라고스의 현재, 그리고 미래 도시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이 설명된 챕터는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도 신선했고 재미있었다.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고민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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