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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말그릇

저자 : 김윤나

출판사 : 카시오페아

말 그릇

김윤나 저
카시오페아 | 2017년 09월


당신도 지금껏 몇 번이나 말로써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무너뜨리고 아끼는 사람들을 밀어냈을지 모른다. 어쩌면 어제 저녁에도 마음과 다른 말을 툭 내뱉고 돌아서면서 '너무 심했나....' 하고 후회했을지도.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말'에 서툴다

프롤로그 중

위의 말은 딱 내 이야기이다. 어제도 별 일 아닌데 나와 가장 가깝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퉁명스럽게 말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예전부터 말이 서툴러 많이 고쳐보려 노력하고 실제로 많이 고쳤다고 생각했지만, 단어 선택만이 문제가 아닌가보다. 나쁜 단어는 전혀 쓰지 않았지만 가시가 돋은 말은 아무리 예쁜 단어를 써도 사람의 마음을 찌르는 모양이다.

코칭심리학자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진 저자는 아마 소통 전반에 대해 컨설팅해주고 상담, 강의를 해주는 직업인 듯 하다.

이 책은 내가 자주 읽는 분야는 아닌데, 예전 와이프와 연애 도중 대화로 자주 싸우면서 나 자신을 바꿔보기 위해 구매해 읽었던 책이다. 당시는 둘 다 너무 바쁘고 일에 치이던 시절이라 공격적인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너무 느낀 점이 많았고 그동안 내가 잘못된 말을 해왔다고 생각이 들어 조금씩 고쳐보았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6년이 지났지만 아직 고쳐지지 않은 부분이 있어 이 책을 다시 빼들었다.

요즘 MBTI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한다. I인 사람은 내향적이라 집에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하고 E는 사람을 만나고 외부 활동을 해야 에너지를 얻는다고들 한다. N은 직관형이라 하여 상상력이 풍부하고 가능성과 전반적인 맥락에 관한 정보에 능하다고 하고 S는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정보 수집에 능하다고 한다. T는 논리적이고 객관적 정보를 중요하게 여기고 F는 사람에 관심이 있어 공감을 잘 해준다고 한다. J는 모든 일을 계획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P는 계획대로 진행하기보다 자율적이고 융통성 있게 진행하는 스타일이라는 차이가 있다.

우선 사람을 겨우 16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것이 이상하지만 단순히 큰 범주로 나누었다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것을 절대적인 것으로 믿는 사람들에게 있다. 요즘 이런 얘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난 T라 공감을 못해줘', 'P는 계획을 세우지 않지'. 'J랑 여행가면 계획대로 움직여야되서 피곤해' 등의 말이다. 심지어는 최근에 이런 얘기도 들었다. 친구의 직장 후배가 일을 참 못하는데 MBTI가 XXXX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친구는 다른 부서 사람들과 얘기해보니 신입 중 그 MBTI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일을 못한다는 것이다.

MBTI가 문제일까? 성격도 타고난 키와 운동신경처럼 굳어진 채로 살아야 하는 건가?

그럼 애초에 외향적이지 못한 사람은 사람을 대하는 일을 전혀 하지 못할 것이다. 매일매일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니까. F인 사람들은 이공계에 진학하면 안된다. J인 사람들은 체계적인 일에 특화됐으니 즉흥적인 결정이 필요한 일에 맞지 않다.

이건 말이 안된다. 기본적인 성향의 차이는 보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은 학습과 경험을 통해 변한다. 수학 공식을 한번도 보지 않고 수학을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영어를 한번도 들어보지 않고 바로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나는 감정의 영역, 성격의 영역도 비슷하다고 본다. 기본적인 성향의 차이는 있지만, 내가 직업적으로던 개인적으로던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방법을 익히고 변해야한다고 본다.

나도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사람들과 대화할 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 강의, 강연을 할 때도 말을 잘 못해서 정말 오랜 시간 준비하니 요즘은 예전보단 나아진 듯 하다. 사람과의 대화도 공부하고 연습해서 상처주지 않고 서로 행복할 수 있는 대화를 잘 배워야겠다.


대화에 관한 격언은 참 많다. 그 중 내가 가장 공감하는 말은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귀는 열어야한다' 라는 말이다. 결국 대화할 때 내가 말을 많이 하면 여러 실수도 있고 상대방의 대화 기회를 빼앗아 상대방의 신뢰를 얻기도 힘들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닫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딱 한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저 격언이 제일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편하고 가까운 관계일수록 '말의 경계'는 무너지기 쉽다. 감정과 말을 다듬어야 할 필요성을 별로 못 느끼기 때문에 여과 없이 말을 던지게 된다.

본문 22 페이지

대화는 거의 대부분은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가장 말을 많이 하기도 하고 가장 경계를 풀고 말하거나 내 속마음을 알아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매 순간 좋은 말만 하는 것이 옳지만 항상 옳은 대로 흘러가진 않는 것이 대화이다. 이 때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내 성격은 원래 이래' 라고 하면서 넘어가는 버릇을 줄이자.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자꾸만 날선 말이 쏟아진다면, 내 마음의 어느 곳에 날이 서 있는지 알아보는 게 첫단계

본문 40페이지 중

내면의 말 그릇 다듬기

결국 대화를 잘 하기 위해서는 내 자신이 가진 말 그릇을 다듬어야한다. 말그릇을 다듬기 위해선 세 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

머릿속에서 만들어지는 공식

저절로 튀어나오는 말 습관

감정

성인이 되어서 자신의 감정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 자신도 감정을 몰라 되짚어보면 후회하는 적이 참 많다.

감정을 연구하는 폴 에크만은 인간의 감정체계는 긍정적인 감정은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최소화하는 행동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고 했다.

본문 65 페이지 중

즉 부정적인 감정은 표현하지 않거나 다른 방향으로 표출한다는 것이다.

좋을 때는 표현도 안 하다가 억울한 일에만 반응하며 눈을 부라리고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이른바 '분노중독'이다

본문 67 페이지 중

대한민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유형의 성격인 듯 하다. 어려서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법에 대해 많이 설명을 듣고 자란 세대로서 감정 표현과 그에 맞는 대응이 서투른 것이다.

저자는 감정이 다섯 단계를 거쳐 나타났다 사라진다고 얘기한다.

출현 - 나는 어떻게 감정을 느끼는가?

자각 - 지금 떠오르는 감정의 이름은 무엇인가?

보유 - 어떻게 감정을 보관하고 조절하는가?

표현 - 감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완결

즉 떠오르는 나의 감정에 대해 내 내면을 드려다보면서 감정을 컨트롤하고 내 감정 자체를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공식

공식이란 동일한 사건은 두고 나오는, 개인마다 다른, 언어적 신체적 심리적 반응을 이야기한다. 어려서부터, 혹은 직장 생활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화의 주 목적이 변하는 것이다. 후배가 직장 생활에서 중요한 점을 물을 때 인간관계에 치여 고생한 사람은 인간 관계가 중요하다고, 실력이 없는 팀원들을 만나 자신의 실적도 평가절하되어본 사람은 실력이 중요하다고 말 할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감정 및 대화도 과거 경험과 비슷하게 발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공식의 발현 과정을 조금만 수정해주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 충돌할 때 아래의 자세를 취한다.

무시하거나

강요하거나

하지만 이는 회피하거나 소통을 거부하는 옳지 못한 방법이다.

옳은 대응은 아래와 같다.

질문하고

인정한다

질문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내면, 진심을 물어보는 것이고 인정하는 것은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내 의견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다름'을 이해하는 행위이다.

질문을 통해 내막을 듣게 되면, 동의할 수는 없을지라도 인정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본문 114 페이지 중

습관

누구나 습관이 있기 마련이다. 대화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곰곰이 생각해봐라. 주변 사람들 중 특유의 말투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같이 어울리는 사람들은 말투가 닮거나 특유의 접두사, 접미사 등이 닮는 경우가 있다. 습관은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고, 꾸준히 변한다는 것이다.

즉, 안 좋은 대화 습관도 변화시킬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말의 습관을 찾고 어떤 것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지, 나 자신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지 고민해봐라.

내 내면을 잘 들여다봤으면 이제 진짜 말하는 기술을 배워야한다. 저자가 말하는 첫 번째 기술은 '듣기'이다.

'듣기'는 ...중략... '말하고 싶은 욕구'를 다스리는 동시에 상대방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의미를 파악하고 그 안에 담긴 마음까지도 파악해내는 것

본문 155 페이지 중

말을 화려하게 하는 사람에게 홀리는 듯 해도 가장 편한 사람은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일 것이다. 저자는 말하기와 듣기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보통은 말하기와 듣기가 5대 5, 셜명이라면 7대 3, 위로와 격려의 대화라면 2대 8이 되어야 좋다고 한다.

위로는 잘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좋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잘 되진 않는다. 가장 나쁜 기술은 다른 사람의 말에, 내가 더 힘들다며 내 케이스나 회사의 경우를 얘기하는 것이다. '야 우리 회사는 말이지...', '원래 다 그래 내가 어릴 땐 말이야...' 등의 말이다. 소위 '꼰대'라 불리는 사람들이 하는 말 처럼 보이지만 가만 생각해봐라. 주변에 대화하면 동년배 중에도 분명 있는 유형일 것이다. 이렇게 말을 하는 사람에겐 오히려 더욱 말 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마냥 듣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저자는 듣기의 세 가지 기술을 이야기해준다.

사실 듣기

상대가 말한 내용들을 정리하며 듣는 것이다. 중간중간 자신이 이해한 바를 이야기하거나, 말한 내용을 정리해 되물어보는 것이다.

감정 듣기

말하는 내용 속에서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여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핵심 듣기

말하는 사람이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사실은 알아주었으면 하는 속마음이나 핵심 메시지를 발견하며 듣는 것을 말한다.

즉, 단순히 듣고 맞장구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말 자체를 이해하려고 애써주는 것이 대화에서 '듣기'인 것이다.

제대로 들으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체력이 저하되어 있거나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듣기의 기술을 발휘하기가 힘들다...중략... 그럴 때는 마지못해 앉아 있는 것보다, 할 수만 있다면 차라리 '듣는게 어렵다'고 양해를 구하는 게 더 낫다

본문 179 페이지

듣는 것이지만 머리로 생각하고 공감해주면서 온 진심을 쏟아야 상대방과 온전한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잘 들었다면 이제 내가 말 할 차례이다. 말을 잘 하는 최고의 스킬은 바로 질문하기이다.

질문하기

질문은 '?'로 끝난다고 다 질문이 아니다. 상대방의 깊은 곳에 있는 대화를 이끌어내고 온전히 열린 마음으로 서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어야한다. 그러기 위해 염두해야 할 3가지 사항이 있다.

1. 질문하고 나면 반드시 기다릴 것, 절대로 먼저 답하지 말 것

2. 답의 수준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 인정할 것

3. 답변을 살리는 피드백을 추가할 것

질문의 방식도 중요하다. 질문은 크게 다섯 가지 유형이 옳다고 할 수 있다.

열린 질문

질문 받는 사람이 풍성한 생각과 의견을 꺼낼 수 있도록 설계된 질문

가설 질문

현재의 제약에서 벗어나 다른 차원에서 대상을 바라보게 하는 질문

목표지향 질문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예상하게 되는 가능성과 기대에 대한 물음

감정 질문

사람의 마음과 심정에 초점을 맞추는 질문

중립적 질문

생각과 의도를 담지 않은 질문

이처럼 저자가 요구하는 대화의 기술은 언변이 아니다. 내가 저 사람을 대할 때 내 내면 깊숙히 드는 생각을 제대로 확인해보고 나 자신과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줘야 하며 말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즉 '내'가 하는 말인데도 포커스는 상대방에 맞춰야 한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결국 내 감정을 털어내기 위한 대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점만 기억한다 해도 훌륭한 대화 상대가 될 것이고 모두가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될 것이라 믿고 꾸준히 나를 단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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