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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허상의 어릿광대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 재인

허상의 어릿광대

히가시노 게이고 저/김난주 역
재인 | 2021년 12월


 

80~90페이지가량의 중단편 7편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처음엔 너무 두꺼워 걱정했는데 다행히(?) 한 작품은 아니었고 550페이지의 분량이지만 부담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현혹하다

신흥 종교 집단 '구아이회'의 교주는 사람들에게 염을 보내 마음을 정화시키는 능력을 지녔다. 어느날 의식을 행하던 중 간부 한 명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범죄 행위를 감싸는 것이 아닌가 싶을 수 있지만 그 의식을 지켜보던 취재중인 기자가 물리적 행사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 간부는 비리 정황이 있었고 교주가 그를 추궁하던 중 고통에 몸부림치던 중 창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한다. 교주는 자신이 힘을 과하게 사용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투시하다

구사나기 형사는 유가와 교수와 함께 한 클럽을 방문한다. 그 클럽의 호스티스 중 한 명은 특이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명함을 봉투에 넣어두면 투시하여 내용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그것은 대화 중 심리적인 약점을 간과하는 콜드 리딩 등과는 다른수법으로 보인다. 이름과 직업, 다니는 회사까지 정확히 맞추는 기술을 지녔다.

몇 달 뒤 구사나기 형사는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그 호스티스임을 알게 된다. 그녀를 죽인 범인은 무엇이고 이 투시의 비밀은 무엇일까? 투시와 살인은 연관이 있을까?

●들리다

한 회사에서 이상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와키자카 무쓰미는 얼마 전부터 하루에 한두차례씩 이명이 들려 고통받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부장님이 자살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그는 홍보부의 다른 여직원과 불륜 관계였는데 그 여직원은 부장이 이혼하지 않자 두달 전 자살을 하였다.

얼마 후 같은 부서의 삼십대 젊은 과장은 병원에서 흉기를 휘둘러 경찰에 상해를 입혀 잡힌 상태이다. 그의 말로는 몇 달 전부터 환청이 들려 병원을 찾았는데 갑작스레 환청이 들려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랬다는 것이다. 이후 추가 조사 결과 자살한 부장도 '영'과 '성'이란 단어를 검색한 것을 보고 그도 환청이나 이명을 듣지 않았나 추측하게 되었다.

이 이상한 소리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휘다

한 스포츠 센터 회원이 죽은 채 발견되었다. 삼십대 후반의 여성으로 스포츠 센터 지하주차장에서 덤벨에 맞아 사망하였다. 그의 남편은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39세의 프로 야구선수이다. 그녀의 차 조수석에는 선물이 놓여져있었으며 최근 낮시간동안 수시로 외출을 한 기록이 남아있다.

그녀는 누가 죽였고, 왜 죽은 것일까?

●보내다

한 여성이 고모를 통해 자신의 형부에게 연락을 하였다. 그녀의 쌍둥이 언니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가슴이 불안하고 두근거리는 것이 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그 둘은 텔레파시가 통한다고 주장한다.

형부는 연락을 해보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다급히 집을 찾아간다. 텔레파시가 통한 것일까? 부인은 외상을 입고 사망한 상태이다.

텔레파시는 정말 통한 것일까? 그녀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위장하다

구사나기 형사는 유가와 교수와 대학교 동아리 동기이다. 그 둘은 다른 동기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외길로 이어진 산골의 호텔로 향하고 있다. 비는 멈출 기미가 없고 도중에 타이어에 문제가 생겨 차를 정차하고 타이어를 교체하고 있다. 비를 흠뻑 맞는 것을 보고 뒤에 오던 빨간 아우디 차량이 멈추며 젊은 여성이 우산을 건네주고 떠난다.

결혼식은 무사히 끝이 나지만 산사태가 벌어져 고립된 상태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빨간 아우디 차량을 탄 여성의 부모님이 이 근처 별장에 살고 있는데 그 두 분이 살해당한 것이다. 아버지는 가슴에 총을 맞고 흔들의자에 앉은 채로 사망하였고 어머니는 누군가 목졸라 살해하였다.

이 고립된 산골자기에서 누가 이 부부를 살해했을까?

●연기하다

한 소규모 극단의 단장이 살해되었다. 가슴에 연극에 쓰이는 칼이 꽂힌 채 사망하였고 살해당한 장소는 그의 집이자 극단의 연습실로 사용되는 곳이었다. 살해도구를 평소 치워놓는 것을 생각했을 때 칼의 존재를 아는 극단 사람들이 범인이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

그는 현재 극단 내의 의상 담당 직원과 연애중이다. 하지만 더욱 의심가는 사람은 그의 전 애인인 극단 내의 배우이다. 그는 그녀와 두달 전 헤어지고 현재 애인과 연애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스마트폰을 보았을 때 통화기록과 근처에 있었던 불꽃놀이 사진으로 추정하였을 때 용의자 특정이 쉽지 않았다. 스마트폰에 어떤 트릭이 걸려있는 것일까?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갈릴레오 시리즈는 역시 트릭을 푸는 맛이 있다. 이제 정통 추리의 색깔을 많이 잃어버린 히가시노 게이고의 특성 상 이런 식의 중단편에서 전통적인 추리의 맛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시리즈인 듯 하다. 기존 단편집보다 분량을 늘려 스토리의 짜임새가 탄탄해진 점은 더욱 만족스럽다.

1~3, 5장은 기존 시리즈와 비슷하게 미스테리한 사건의 트릭을 푸는데 집중하고 있다. 기를 보내 마음을 정화하고 치료한다는 '송염', 봉투 안의 명함의 글씨를 읽는 투시, 같은 부서의 사람들이 같은 시기 겪는 환청과 이명, 쌍둥이 사이의 텔레파시 등을 과학적인 시선에서 접근한다.

4장은 이런 미스터리한 현상은 보이지 않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장 잘 그리는 사건 뒤에 숨어있는 따뜻한 사람을 잘 그리고 있다. 은퇴를 앞둔 야구선수와 그의 부인, 그리고 그 부인의 수상한 행동, 부인이 타고 다니던 차의 이상한 부식 등 사건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 수 있지만 그 비밀을 통해 진실에 한발짝 나아가는 모습이 오랜만에 따뜻하게 보였다.

6, 7장은 마치 '용의자 X의 헌신' 때의 유가와 교수를 보는 듯 했다. 언뜻 보면 진실을 알기 힘든 사건 현장에서 진실을 잡아내는 모습에서 번뜩이는 천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단편이 주를 이루는 시리즈이다. 그 중 이번 책이 길이가 가장 길고 내용도 탄탄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최고의 작품은 역시나 '용의자 X의 헌신'이지만 그 다음으론 이 작품을 뽑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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