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에 "차떼기 당 아니냐?"며 호통을 치던 이해찬. 끝내 사과를 거부하고 총리를 그만 두라는 안택수 의원의 요구에 "의원님의 주장에 의해서 제가 거취를 결정할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받아치던 양반이다. 나는 그때부터 그의 팬이기도 하고.
민주적 국민정당의 꿈을 품고 운동권에서 정치에 뛰어 들었고 개량주의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꿈이 모여 역사가 된다는 신념으로 평생을 살았다.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는다'며 말이다.
국무총리까지 지냈던 분의 정돈된 기억과 문장으로 7~80년대의 민주화 운동과 이후의 정치 세계를 들여다 보는 건 마치 무협지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최민희 전 의원과의 대담 형식이라 읽기에도 편하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그동안 우리가 많이 보았던 사회과학 책들을 만들었던 돌배개 출판사도 해찬옹이 만든 곳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