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많지만 탈은 없는 우리나라 법조계 전관예우에 대한 한국일보의 취재와 기사, 그리고 그 뒷이야기.
월급여로 무려 억 단위를 받아 가는 정부 고위직 퇴직자들. 특히 검사와 판사 등 법조계의 실태를 파헤치고 있다. 당사자들은 이 십년을 넘게 국가에 봉사하면서 익힌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댓가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 대기업 임원 등으로 근무하는 동년배들이 받는 급여를 비교해 보면 그리 큰 액수도 아니라고. 반대편에서는 그 전문지식이라는 것이 국가에서 훈련시켜 준 것인데 마치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것인 양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쓰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 특히 정상적이지 않은 전화청탁 등으로 얻는 이익이라는 점에서 그 폐해가 심각하다고. 대형 로펌들은 전직 고위직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적절하게 이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이고. 문제는 이 로펌에서 큰 돈을 번 '전직'들이 다시 고위 '현직'으로 등용되면서 현재의 현직들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전관예우가 고착되어 가는 구조. 이대로 가다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당연시되는 사회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
책 뒷부분에 나와 있는 취재 기자들의 이야기만 들어봐도 외국의 사례 등을 연구, 검토해 보면 해답은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데 전관예우 문제가 점점 더 늘어만 가는 건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이 책이 세상에 나온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