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아이돌이 폭행 사건을 저지르고 호스피스 병원에 사회 봉사 명령을 받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공감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죽음을 맞이하기에는 아까운 나이의 환자들이어서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그들이 남겨진 자들을 염려하고, 나름대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들이 펼쳐지면서는 나라면 어떻게 할까 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날 수밖에 없더군요.
동시에 등장 인물에 맞는 배우들을 잘도 섭외했다는 생각이 여러번 들었습니다. 이홍기, 백진희, 마동석, 임원희, 전민서, 심이영. 최근 각자의 사연과 활동으로 나름의 존재감을 넓혀 가고 있는 배우들을 그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를 입혀서 우리 앞에 내세웠습니다. 어쩌면 이 배우들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했거나, 배우들에 맞춰서 시나리오 수정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도 들만큼 각자의 역할이 적역이었습다. 특히 무식한 전직 조폭이지만, 가장 인간적인 마동석의 존재감은 대단하네요.
마지막에 병원 밴드인 불사조의 기수들이 늘어나면서 사진속의 사람들이 바뀌는 장면은 이런 이야기에서 크리셰에 해당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이 세상을 스쳐 지나갈 뿐, 영원한 것도 변하지 않는 것도 없다는 게 우리의 운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