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파과등 많이 읽히고 유명한 장편소설의 제목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구병모작가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심지어 작가님의 이름만 보고 남성작가분으로 착각하고 있었으니..
즐겨듣던 팟캐에서 우연히 구병모 작가님의 목소리를 듣고 여자분이구나 알게됐다. (ㅋㅋㅋ)
목소리가 되게 순수하고 맑은 분이었다.
p.210
북쪽 바다에 사는 커다란 물고기, 그 크기는 몇천 리나 되는지 알 수 없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고 한다. 강하는 당신의 아가미를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으로서 이거야말로 이 아이한테 가장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대요. … 이 물고기는 남쪽 바다로 가기 위해 변신하여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을 붕이라고 한다.
그의 등은 태산과도 같이 넓고 날개는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과 같으며 한 번 박차고 날아오르면 구만 리를 날아간다고요.
곤.
죽음의 문턱에서 죽지 못하고 그 대신 아가미를 갖게 된 아이.
물고기도 인간도 아닌 그 반즈음의 형태의 존재로 자신을 숨긴 채 살아간다. 그 아이가 유일하게 자신을 숨기지 않을 수 있는 세계는 깊은 호수뿐이다.
강하.
곤에게 곤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인물.
하지만 자기 입으로 곤의 이름을 직접 불러본 적이 없다. 곤을 생각하는 마음과 다르게 엇나가는 언행들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책 끝 자락에 다다를 쯤에 이해가 되어 씁쓸했다.
아픔을 가진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전해준다.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눈으로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묘한 감정들을 세심하게 표현하는 구병모 작가만의 문체가 참 좋았다.
콕 찝어 말할 수 없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뭉클한 문장들이 많다. 꼭 한번 읽어보면 좋다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