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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셔의 손

[도서] 에셔의 손

김백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에셔의 작품 <그리는 손>에서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쓰셨다고 하셨는데, 인물들의 관계가 그 그림처럼 정말 얽히고 설켜 있다. 그 관계를 파악하는 게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머릿속으로 관계를 생각하며 읽었는데,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혀서 결국 포스트잇에 관계도를 그렸다. 그리고 나니 훨씬 더 얽혀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인물들의 관계를 그리면서 읽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이 있다. 바로 ‘손’의 주인공을 파악하는 것이다.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챕터의 큰 제목이 “~하는 손”인 경우가 많은데, 이 손은 소설 속의 한 인물을 지칭한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

<에셔의 손>은 전반적으로 “기억”에 관해 서술한다. 기억을 지우는 자, 기억을 뒤쫓는 자, 기억을 거부하는 자, 기억에 고통받는 자, 기억 자체를 없애려는 자의 이야기가 책 408쪽에 걸쳐 서술된다. 자연스럽게 ‘기억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미래에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하는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기억을 지우겠다고 선택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가슴에 와 닿는다. 기억을 지운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기억과 행복했던 기억 그리고 사랑했던 사람들조차 잊게 되는 것인데, 모든 상황을 고려해봐도 자신의 살 길이 기억을 삭제하는 것 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지우는 것이니까. 특히 수연과 미연이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읽는 게 고통스럽다. 그들의 고통을 직접 느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때, 김백상 작가의 필력이 뛰어남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상을 받은 작가는 다르다. 애초에 그림에서 영감을 떠올린 것 자체가 남다르다. 그리고 문장 하나하나의 표현력이 너무 좋아서 머릿속으로 장면이 모두 상상된다. 글 자체에서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조차 없다. 마지막으로 몇 마디만 더 보태 보자면. 이 책은 나의 SF 사랑을 굳혀버린 책이다. 다시 말해 SF를 부정해왔던 과거의 내 태도를 반성하고 SF를 좋아함을 인정하게 만들어버린 책이라는 말이다. 사실 이런 말 다 필요 없고… 재밌는 책이다. 그 다음 전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러니 이 리뷰를 읽는 당신도 읽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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